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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4일

1월 7일 화요일 희철이랑 푸름이랑 준호랑 논자시 스터디를 했다. 서양근대철학 과목으로 스터디를 하는데 사실 나는 대학원에 계속 다닐지 모르겠는 상태였고 시험을 치룰 깜냥도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놀러 온다는 느낌으로 참여했고 푸름이는 다른 과목으로 시험을 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래서 4명 중에서 확실하게 근대철학을 보는 애는 2명밖에 없는 이 이상한 스터디를 끝내고 나랑 준호는 푸름이 집으로 갔다. 푸름이 집에 가는 동안에 애들한테 진로 고민을 털어 놓았다. 준호는 내가 대학원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같이 공부하고 싶고, 내가 연구한 결과물을 보고 싶다는 이유였다. 내가 그래서 돈이 없어서 못 살겠다고, 너 내가 대학원 다니면 50만원 줄 거야? 이렇게 말했는데 준호가 진짜로 토스로 나한테 50만원을 보내려고 하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이상한 내기? 도박? 같은 것으로, 내가 대학원에 계속 남아 있겠다고 마음 먹으면 50만원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혹은 못하면 못 받는 걸로. 그때 준호는 곧 강남에 있는 어학원에 가야 돼서 내게 주어진 시간은 대충 30분 정도였다. 나는 결국 그때 결정을 내리는 데 실패했고, 아무튼 준호에게 50만원을 걸 정도로 내가 대학원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는 진심의 무게를 잘 알았다고 말했다. 정말로 준호는 내가 대학원에 갈래! 라고 말했다면 50만원을 입금했을 것이다. 진짜 준호가 없었더라면 자살했을지도 모르겠다. 1월 9일 목요일 아침 11시에 상담을 잡았는데 10시 반까지도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10분 넘게 지각했는데, 진짜로 전신에 힘이 안 들어갔고 정신은 몽롱했다. 상담 도중에 너무 힘들어서 말도 못 하겠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상담 선생님은 굳이 상담에서 힘 쓰지 말고 그냥 그 힘든 상태에 머물러 있어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소파에 약간 눕다시피 삐딱하게 앉았고, 힘 빠지는 목소리로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그런 식으로 말을 하다 보니 조금 기운이 나는 것도 같았다. 아무튼 상담...

2019년 12월 28일

아주 화가 난 상태로 본가 근처의 정신병원으로 갔다. 놀랍게도 대기실에 엄마를 마주쳤다. 엄마는 수면제를 처방 받으러 온 거였고, 나한테 아직도 계속 힘든 거냐고 약 계속 먹으면 안 좋은데, 라는 소리를 해서 나는 화를 참지 못하고 엄마한테 내가 진료할 때 들어 오라고 했다. 내가 얼마나 상태가 안 좋은지 직접 보라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 정신병원은 풀방이었다. 엄마는 자연스레 내 옆에 앉았고, 과외 문의 들어왔냐는 이야기를 하다가, 학기는 끝났냐,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다. 나는 과외 문의 들어왔고 1월 1일 저녁에 시범수업을 하러 가야 하고 학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엄마가 뭐가 힘드냐고 물었다. 나는 모든 게 다 힘들다, 과외도 힘들고, 대학원도 힘들다고 했다. 그때마다 엄마는 그렇게 힘들면 하지 마, 라고 말했고 나는 화가 나서 그러면 어떻게 생활비를 버냐고 물었다. 엄마는 집으로 오라고 그랬다. 그러다가 엄마가 먼저 진료실에 들어갔고,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다. 엄마가 나오고 나서 또 한참을 기다려 내 차례가 되었고, 나는 들어가서 선생님께 저 진료 받을 때 엄마도 들어오라고 말했는데 혹시 그런 말씀 안 하셨냐고 물었고, 선생님은 어머니가 진료받으면서 내가 당분간은 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와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말씀을 드렸다고 했는데, 원한다면 어머니 들어오시게 해도 좋다고 했다. 그래서 엄마가 뒤늦게 들어왔다. 엄마가 들어오자 감정이 주체가 되지 않아서 말이 뭉개질 정도였다. 말이 뭉개지는 건 오랜만이었는데, 아빠한테 체벌을 당할 때 말고는 울음이 말을 먹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아무튼 어떻게는 울음에 잡아먹히지 않는 말을 꺼냈는데, 당연히도 두서가 없고 유치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힘들었는데, 힘든 건 하나도 안 들어주고, 약 안 먹으면 병신이 되는데, 그런데 나는 서울대 나왔다는 이유로 다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게 어이 없다고, 뭐 그런 식으로 말하려고 애를 썼다. 나는 울었고 선생님은 지금 버티는 것만으로도 용하다고 하면서...

2019년 12월 6일

이번 주 내내 잠과 씨름했다. 어제는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것도 친구가 저녁 같이 먹자고 해서 억지로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해야 할 것들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예컨대 버틀러 발제문 준비가 그렇다. 이러다가 발제문에 내가 기여한 몫은 하나도 없게 될 지경이다. 내일까지 시간이 남았긴 한데 영 안 될 것이다 라는 생각만 든다. 이런 생각이 들면 망한 거다. 아무튼 지금 카페에서 억지로 버틀러 글 3장을 읽고 있는데 아무 생각이 없다. 그마저도 2페이지 읽고 집중력이 고갈되어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다. 카페 옆자리에 앉은 남자아이 목소리가 마치 사우스파크에 나오는 애들 목소리 같아서 웃기다. 어제 발제팀 모임을 하면서 사람들이 이런 걸 하고 싶다 하루에 몇 시간 정도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등등의 이야기를 했는데, 그걸 들으니까 울적했다. 남이 무언가를 하겠다,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난 위축된다. 난 하고 싶은 게 있는 지 모르겠고, 있더라도 그걸 당차게 말할 만큼 자신감이 있지 않다. 그래서 어제 버스를 타고 본가로 돌아오면서 투신자살 생각을 많이 했다. 한강에 투신하는 건 익사하는 고통까지 겪어야 하니까 한 방에 뚝배기가 깨지는 맨땅투신이 낫지 않을까 이런 상상을 하며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 바로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로맨스판타지 소설을 읽다가 잠들었다. 그리고 오늘 2시가 되어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오늘 하루도 망했다는 예감과 함께 일어났다. 상담 때 중압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무언가 일을 하려고 하면, 중압감 때문에 할 수가 없다고. 마감이 코앞이라든지 돈이 걸린 일이라든지 그런 절박함이 없으면 중압감을 이겨낼 수가 없다. 사실 이겨낸 거라고도 볼 수 없다. 어쩔 수 없어서 중압감에 벌벌 떨면서 하는 거지. 상담 선생님께서는 그 이야기를 듣고 많이 답답하고 힘드셨겠다고 대답했다. 그렇구나, 나는 답답했구나. 나는 내가 유치하고 멍청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

2019년 11월 11일

헤겔 수업을 듣다가 갑자기 나는 여기에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아" 병이 도진 것이다. 지각을 해서 선생님 바로 옆 자리에 앉아 버려서, 딴 짓도 못하게 됐고, 여러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그게 한국말이지만 전혀 머리에 들어 오지 않았고 그럴 때마다 나는 왜 여기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울했다. 지각을 하느라 아침을 안 먹어서 더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수업이 끝나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밀린 일들을 해치웠다. 일단 소피스트 코멘트를 억지로라도 썼고 (3주째 쓰지 않았었다) 컴퓨터 출장수리를 불렀다. 방금 전 게임을 돌렸는데 3초만에 파워가 꺼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아서 당분간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밀린 것들을 해치우니까 기분이 조금 좋아지긴 했다. 수업 시간에 나는 여기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득 살면서 큐이즈 동아리 활동 빼놓고 내가 소속감이나 안정감을 느낀 곳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학원도 마찬가지 아닐까. 내가 있을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개 1) 동료가 없음 2) 그 곳에서 뭔가 특별한 사람이 아님 둘 중 하나인데 대학원의 경우에는 후자다. 나는 영어가 많이 딸리고 철학사적 지식도 부족하다. 이에 대해 한 선생님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당신도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공부를 하면 된다고 하는데 여전히 자신감 부족이다. 남들이 다 한다고 내가 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 않나? 남들이 무리 없이 하는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게 우울증의 증상이기도 하고 말이다. 남들보다 한참 뒤떨어져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혼자서 책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문제는 남들과 같이 공부를 할 때, 그럴 때 문제가 된다. 비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머리에 힘 줘서 비교를 안 하고 '나는 잘 하고 있어'라고 마음 먹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내가 수능이 끝나고 이과가 적성에 맞지 않았다는 깨달음을 얻...

2019년 11월 8일

어제는 하루 종일 누워 있었다. 잠에서 깨면 발키리 드라이브 머메이드라는 B급 빻애니를 보다가 졸리면 다시 자고, 다시 깨면 유튜브로 게임실황을 보고 다시 잠들고 그랬다. 오늘 새벽에 비몽사몽한 상태로 기지개를 펴다가 그만 책상에 올려져 있던 물통을 엎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약 기운 때문에 잠이 덜 깨서 대충 수건 하나로 바닥을 닦고 다시 잤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겨울 외투를 기숙사 세탁소에 맡겼다. 3만 2천원이 나왔다. 그리고 푸름이한테서 카톡이 왔고, 친구의 우울함을 조금이라도 달래주기 위해 푸름이 집에 가서 이야기 하고 초밥을 시켜 먹었다. 그리고 본가로 왔다. 본가에 와서 다시 누우니까 머리가 아팠다. 푸름이 집에서 밥을 먹고 나니까 너무 졸려서 집에 도착하면 푹 잘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지 못해서 일어나서 뭐라도 할 게 없나 두리번거리다가 장롱에서 옛날 옛적 중학생 시절에 샀던 문가든 타로카드를 꺼내서 점을 쳤다. 몇 주 전 연숙이가 술자리에서 타로점을 봐 줬던 게 떠올라서 그랬다. “조만간 과외를 구할 수 있을까? 금전적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을까?” 에는 여사제 역방향이 나왔다. 뜻은 무지, 근시안적인, 잘못된 판단 뭐 그런 부정적인 뜻밖에 없었는데 아마 안 되는 모양이었고 “이번 학기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쓰리 카드 배열법으로 점을 쳤는데 과거에는 무언가 멋들어진 계획을 세웠지만 지금은 무언가 무력해져 있고 근데 미래에는 여차저차 평온을 얻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충 해석해서 이게 맞는지는 잘 모른다) 아무튼 그러고서도 심심해서 일기를 쓰고 있다. 할 말, 쌓인 말이 많다. 그런데 일기로 풀기 귀찮다. 사실 이전 일기와 이번 일기 사이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런 일이 안 일어났어도 난 누워 있었겠지만, 그런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에 나는 많이 누워 있었다. ‘평범한’ 행복이라는 게 너무 어렵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그것을 평범하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활이...

2019년 10월 24일

율피랑 연숙이의 일기를 읽고 슬퍼졌다. 친구들이 힘들면 슬프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기원밖에 할 수 없다. 아니면 범사에 감사하여 기원이라도 할 수 있음에 고마워해야 할까? 좆같은 놈들이 살기엔 적절한 곳인 재미 없는 대학원 수업에서 고군분투하는 친구들의 일기를 읽어서 슬픈 것일수도 있다. 아니 내 침대에 누워서 친구들의 일기를 읽었어도 슬펐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 친구들이 고생을 하는 게 싫다 좆같은 놈들이 서식하는 대학원 수업에 갇혀있음 공부를 하고 싶다. 너무너무 하고 싶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이 편해졌다. 하고 싶으면 하면 되고 그러면 훌륭한 결과물을 내 놓을 것이라고 나는 지레짐작했다. 그런데 공부를 못해도 공부를 하고 싶을 수는 있을 것 아닌가! 나는 공부를 ‘잘’ 하고 싶은데 ‘잘’ 하지 못해서 공부 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오해했고 공부가 저주처럼 나한테 달라 붙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 나는 공부를 잘 하고 싶었던 거고 지금은 여러 사정으로 인해 내가 만족할 만큼 잘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공부를 하고 싶다’로 내 바람을 바꾸니까 마음이 더 편한 것 같다. 하고 싶지만 못 할 수도 있고 안 하고 싶을 때도 있다. ‘공부를 해야 한다’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데 앞으로 그러지 못할까봐 불안한 거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 정도로 상황이 나쁘진 않다. 그래서 아무튼 괜찮다, 괜찮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너무너무 하고 싶다. 건강해져서 공부를 많이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도 안락한 집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 어려운 꿈이지만 상관 없다. 어쨌든 나는 그걸 원한다.  

2019년 10월 20일

목요일 수업 중간에 째고 충동적으로 모부 집에 가서 밥줘충 시전하며 누워서 라프텔로 애니 보거나 조아라로 로판 아님 비엘 소설 읽거나 유튜브 게임 실황 보거나 그러면서 시간을 때웠다. 예상치 않게 과외학생 모두가 과외수업을 취소해 버려서 굳이 토요일 일요일을 집에 있을 필요가 없게 됐다. 금요일에 정신병원에 가서 "그럭저럭 괜찮습니다"라고 말하니까 의사 선생님께서 뭐 궁금한 거나 그런 건 없냐고 물어봤다. 없다고 대답하고 10초 퀵 진료하고 처방전 받아서 약국에서 약을 탔다. 약사가 내 약을 주려고 나를 호명하기도 전에 나는 이미 내 약이 나온다는 걸 아는데, 왜냐하면 내 취침약이 갯수도 많고 알록달록하며 약사 선생님이 정말 일일히 약을 꼼꼼하게 세어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덜 들어가거나 더 들어가거나 아니면 빼먹은 건 없는지 정말 꼼꼼히 살펴본다. 정신과 계열 약들은 다른 약보다 특히 더 신경 써야 되는 모양이다. 아무튼 그래서 약사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자마자 나는 미리 준비한 것처럼 일어나서 약을 탄다. 얼마 전 도림천달리기모임에서 약 2년 전에 연숙이가 나에게 못된 말? 날카로운 말? 을 해서 나를 울렸던 적이 있는데 그때 왜 그런 짜증을 냈는지 연숙이가 답을 주었다. 당시 나는 내 얘기를 지나치게 많이 했고 특히 엄마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때 그 자리는 율피가 연애 문제로 고민상담을 하는 자리였고 율피는 괜찮아 했지만 자꾸 내가 내 얘기를 위주로 해서, 그러니까 율피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하는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그걸 빌미로 삼아 내 얘기를 실컷 하는 것으로 보여서 연숙이가 짜증을 냈다는 것이다. 옛날에 연숙이한테 몇 번 "너 왜 그때 짜증냈어?"라고 물어봤을 때 기억이 안 난다고 대답하곤 했는데, 정말 기억이 안 났거나 혹은 그 당시의 내가 받아들이기는 힘든 이야기라 판단한 모양인지 2년이 지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어 뭐 작은 궁금증이 해소되었다고 할까 아무튼 그랬다. 망트는 그거 가스라이팅이라고 할 지도...

2019년 10월 13일

요새 끼니를 전적으로 백종원 님한테 의존하고 있다. 맨날 홍콩반점 짬뽕만 처먹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방금은 역전우동 가서 우동 한그릇 뚝딱 순삭하고 왔다... 여기는 새로 생긴 시간제 스터디 카페이며 영문과 리딩에 힘겨워하는 푸름이를 마주하고 헤겔 과제를 끝마치고 남은 한 시간을 적당히 때우기 위해 일기를 쓴다. 일하는 사람들을 본다... 홍콩반점 가게의 직원들과 미스사이공 쌀국수 주방 직원들과 카페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편의점 직원들과 온갖 직원들 돈을 벌기 위해 서 있거나 말을 하거나 움직이고 온갖 것을 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렇게 볼 때 가끔 울적해지는데 이유는 그들에 대한 동정은 아니고 (완전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냥 내가 슬픈 사람이라서 그렇다. 그들에게 개좃같이 굴 소시민들과 그 소시민들도 어디선가 일을 하며 빌어먹고 살고 있을 터이며 (아닐 수도 있지만) 그들에게 또 개좃같이 구는 소시민들과 기타 등등의 무한의 연쇄를 상상하며 슬퍼진다.  이제 개인사업가 -> 백수 -> 비정규직 노동자 가 될 아빠와 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 엄마를 보며 이들은 이제 나랑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큰 차이가 있는데 그들은 수도권의 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며 그들은 월 이백도 못 버는 사람이 되었지만 나는 월 백도 못 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9급 공무원으로 살고 있는 롤인벤롤트위치인셀한남 친오빠가 우리 집에서 제일 잘 사는 사람이 될 거라는 사실에 세월의 흐름 (와 진부하기 짝이 없는 감상이다) 을 느끼고 있다. 어쨌든 가족 중에서는 내가 제일 못 산다. (하하! 새삼스럽지만 그걸 깨닫고 너무너무 어이가 없었다! 10대 때는 야망보지힘조프로젝트열공개빡공해서 엄마아빠 다 패버리고 짱이 될 거야 암튼 짱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엄마아빠 팰 힘도 없고 본가 가면 과외 일 두세시간 하고 흐물텅해져서 침대에 늘러붙는 그런 한심한 대학원생일 뿐이다) 음 돈이 안 돼도 뭔가 의미 있는 일 그런 것을...

2019년 10월 2일

일기를 안 쓴 지 한 달 쯤 됐다. 일이주 전에 준호가 요새 사람들이 개강해서 그런지 일기를 잘 안 쓴다고 투덜거렸다. 나는 준호에게 본인부터 실천하는 게 어떻냐고 물었는데 준호는 뻔뻔하게도 자기에겐 쓸 만한 일이 없다고 대답했다. 일기를 쓴다면 추석 때 아빠가 울었던 일을 쓰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데, 추석 전날 굉장히 자리가 불편한 (마치 힙한 카페처럼 테이블이 무릎께에 오는 그런 이상한 오리고기 집이었다) 곳에서 아빠는 돌이켜 보니 너희(나와 친오빠)에게 좋은 모습도 보이지 못하고 옛날에 ‘그런 식’으로 굴었던 것에 대해 모든 것을 후회한다며 미안하다, 미안하다고 울었다. 60줄이 가까워진 한 중년 남성이 자신이 제대로 된 가부장이 되는 데 실패했음을 한탄하며 엄청나게 연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그렇게 눈물을 흘리는 걸 보며, 나는 생리적으로 같이 울 수밖에 없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나는 가족과 선을 그으며 살았고, 더 이상 당신들이 필요 없다는 태도를 취했는데, 그 순간에는 아빠가 눈물 흘리는 모습을 덤덤하게 바라 보는 일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친오빠와 엄마는 울지 않았다. 나중에는 나만 울게 되었는데, 내 옆에는 아빠가 앉아 있었고 아빠는 내 등을 연신 쓰다듬었다. 밥을 다 먹을 즈음에 울음을 그칠 수 있었다. 대학생활문화원에서 심리상담을 시작했다. 어제부로 3회기 째였는데, 선생님께서는 “그래서 oo씨는 어떻게 느꼈어요?”라는 식의, ‘다른 사람의 평가 말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느냐’를 ‘집요하게’ 물었다. 내 감정? 내 생각? 그런 것을 다시 살려내려고 하면 괴성과 같은 울분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상담이 끝날 즈음 선생님은 오늘 어떤 기분이 드셨냐고 묻는데, 어제는 슬프다고 대답했다. 저번 주에도 슬프다고 대답했던 것 같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는 정말 나를 억누르고 살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으며, 한편으로는 선생님께 상담에 대한 불신, 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이미 답이 ...

2019년 9월 4일

며칠 전에 준호한테서 태희 일기 안 써요? 라는 말을 들어서 음 한달 정도 업로드를 안 하긴 안 했군 싶었는데 오늘 에버노트를 키니까 18일과 20일에 썼던 일기를 발견했다. 업로드하는 것을 까먹어서 방금 올렸다. 뭐 그래도 대충 2~3주는 일기를 안 쓴 거니까 업로드가 늦은 건 맞다. 그간 많은 일이 있어서 뭐라 쓸 엄두가 안 났다... 아무튼 내게 일어난 큰 일은 마누라와 헤어졌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서히’ 헤어지기로 결정했고 아마 9월 말 쯤 한 번 만나게 될 것이다. 두세 번 만나고 우리의 의사가 여전히 ‘헤어지는 게 낫다’로 굳혀진다면 그대로 헤어지기로, 어쨌든 지금은 헤어짐의 예비 단계 격인 셈인데 일단 비트윈 연결을 끊고 서로 연락을 안 하고 왼손 약지의 반지를 빼고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데 아무튼 헤어진 것은 맞는 셈이다. 마음이 가볍기도 하고 앞으로 나는 계속 방황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두 번째는 석사 2학기 개강했다는 건데 일단 책이 다시 읽히기는 한다. 헤겔 수업은 정신현상학 원문을 두 페이지에서 세 페이지 정도 번역 및 강독하는데 내가 잘 따라갈 지는 아직 모르겠다; (계획 상으로는 어제 오늘 끝냈어야 했는데 어제 나는 주판치치 실재의 윤리를 읽었고 오늘은 실재의 윤리 마지막 장 다 읽고 버틀러 권력의 정신적 삶 다시 읽기 시작함) 어제는 쿠팡으로 배쓰밤을 시켜서 썸 호텔이라는 외관부터 너무 촌스러운 모텔에 하루 숙박했는데 끔찍하게 촌스러운 인테리어와 디자인 빼고는 나무랄 데 없이 실용적이고 좋아서 어이 없었다. 배쓰밤으로 목욕하고 외로운 기분으로 침대에 누워서 실재의 윤리 읽다가 중간에 초밥 시켜서 먹고 다시 누워서 책 읽다가 졸려서 밤약 먹고 그대로 내리 잤다. 무드등을 키고 잤던 거 같은데 무드등이 빨간 색이어서 무슨 공포영화 한 장면에 들어온 거 같고 그랬다 (전혀 야한 기분이 들지 않는 조명이어서 웃김 왜 무드등을 빨간 색으로 했을까) 보통 성중독자들은 모텔 잡으면 번개 하실 분이라도 ...

2019년 8월 18일, 20일

2019년 8월 18일 음 그저께 어제 자살 1초 전 표정 지었더니 엄마아빠가 밥이랑 카레 싸주고 5만원 용돈 주고 기숙사까지 데려다 줬다. 아무튼 너 행복한 것을 하라고 석사도 힘들면 설렁설렁 하라고 그런데 대학원 자퇴는 에바고 힘들더라도 석사 학위는 따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데려다 줬다. 엄마아빠가 우리의 청소년기를 방치했다는 사실에 후회공 모먼트를 또 한 번 보여서 아무튼 흠 흠미 됐고 돈 빌려달라는 소리 없이 5만원을 받아서 개꿀 됐다 2019년 8월 20일 고민 끝에 마누라에게 지금 이 세미-결혼 관계로는 나는 만족할 수 없고 나는 오픈 릴레이션쉽을 꼭 해야겠다 그리고 이 사실을 언니한테 말하는 게 내가 나한테 부여한 윤리고 아무튼 언니가 내가 다른 사람이랑 섹스하는 사실을 그냥 견디는 거라면 슬픔을 꾹 참는 거라면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그런 거 같다면 헤어져야 할 거 같다 이렇게 말했더니 너는 참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원해서 ‘나의 의지로’ 헤어져야 하는데 왜 그 책임을 자기한테 전가하느냐, 너는 다른 사람이랑 자는 것에 대해 너 자신에게 떳떳함을 느끼려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나를 괴롭게 하는 말을 하는 거냐고 차라리 몰래 했으면 나았을 거라고 너의 그 알량한 윤리가 나보다 더 소중하냐는 말에 응 미안해 라고 대답해버렸다.  언니는 니 마음대로 해 라고 대답했다. 헤어지고 싶으면 헤어지고 자고 싶으면 자라고, 혹시 여러 명 만나다가 자기보다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거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자기랑 헤어지고 그 사람으로 갈아타도 된다고, 그렇게 말했다. 헤어지고 나서 (관계를 끝냈다는 뜻이 아니라 빠요엔 했다는 뜻) 톡으로 다음주에 만나고 싶으면 연락하라고,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무리해서 톡하지 말라고도 말했다. 슬펐다. 내게는 슬퍼할 자격이 없다. 나는 뻔뻔해져야 한다.

2019년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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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14일

수면안정제를 증량해서 전보다 더 푹 자긴 하는데 그래도 눈이 일찍 떠진다. 오늘은 새벽 여섯시 즈음에 깼는데 더 이상 잠이 안 올 것 같아서 자고 있는 룸메님 방해되지 않게 최대한 조용히 준비하고 녹두로 갔다. 어제 녹두의 한 피씨방에다가 만원어치(무려 20시간을 준다)를 충전했는데 아침 일찍 가서 한 두세시간 데스티니 가디언즈 플레이하고 만화방가서 골든 카무이 4권까지 읽었다. 그렇게 하니까 시간이 대충 열시 반 정도였는데 배가 고팠다. 그런데 애매한 시간에 배가 고파서 가게들이 다들 준비 중이라 그냥 24시간 하는 롯데리아 가서 빅불고기버거세트 먹고 기숙사에 왔다. 기숙사에 와서 낮잠을 잤다. 요새는 낮잠도 자 봤자 1시간 남짓 밖에 못 잔다. 멍 때리다가 누워 있기는 심심하고 그래서 다시 녹두로 갔다. 녹두 가서 아침 일찍 했던 것처럼 피씨방에 가서 데스티니 가디언즈 했다. 그리고 밀크티 집 가서 흑당버블밀크티 먹고 기숙사에 왔다. 한 다섯 시 반 즈음에 온 것 같다. 그리고 다시 한 시간 정도 잤다. 자고 일어나서 롯데리아에서 먹다 남은 감자튀김 싸온 거를 씹어 먹었다. 그리고 데스크탑으로 스타듀 밸리 했다. 데스크탑 포맷을 해서 다시 살려 놨는데 어제 문명 6 키고 10분만에 또 파워가 나가버려서 이래저래 무거운 게임은 못 돌린다.  아무튼 돈이 있어야 뭐든 할 텐데. 최근에 내 심한 우울에 잔고가 역대 최저치(일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를 찍어서 하루에 만 원씩 써야 월말까지 누구한테 손 안 벌리고 살아 남을 수 있는데 보다시피 오늘은 녹두를 2번 왕복하느라 버스를 4번 탔고 밀크티도 마셨고 밥도 먹었고 아무튼 하루 만 원은 물 건너 갔다. 꽤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제 약 보름 뒤에 9월이 될 텐데 학교 다니는 것도 걱정이다. 방금 전에 주디스 버틀러 권력의 정신적 삶 펼쳐 봤다가 한 줄도 못 읽고 덮었다. 이쯤 되면 이론책을 거의 생리적으로 못 받아들이는 수준이 아닌가 싶다. 내일 주디스 버틀러 바디스 댓 매터...

2019년 8월 7일

자도 자도 계속 졸린 거 실화냐? (예) 사실 '자도 자도'는 엄밀히 말해 틀렸고 '누워도 누워도'로 바꾸는 게 더 적확할 것이다. 자꾸 잠이 끊긴다. 세네시간에 한 번씩 깬다. 그러고 나서 다시 잠들려고 하면 잠이 안 와서 뭐라도 해야 하고 다시 잠이 올 때까지 체력을 소진하면 된다. 아무 것도 안 하고 혼자 집에 있으면 상관 없는데 (아니 사실 상관 있음) 누구 만나거나 밖에 나갈 일이 있으면 굉장히 고역이다. 오늘 랙돌님이랑 은지님 만났을 때도 힘들 뻔했는데 다행히 중간에 아졸려죽을래 상태가 되지 않았다. 이야기는 즐거웠다... 처음으로 건강찐헤녀갓반인같은데오타쿠존잘분을 만났는데 인간은 역시 재미있어 데스노트 류크 모먼트였슴.. 내 취향이 정병쩐내난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고... 아무튼 주위에 이상성애자 혹은 실패자밖에 없어 가지고 말이 잘 통하는 건강한 사람이라는 게 존재할 줄은 몰랐는데 존재해서 놀랐고 아무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저녁 먹고 헤어지고 집 와서 쓰러지듯 잤다 (약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꿈을 꿨던 거 같은데 기억은 잘 안 나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꿈이었던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나 그냥 죽으면 안 될까 오랜만에 마누라 만나서 되게 위태로운 이야기를 안정적으로 했는데 (우리의 관계를 끝낼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마누라가 여자의 감ㅋㅋ으로 만나기 전에 내가 헤어지자고 말할 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는 이야기 등등) 마누라가 조금만 더 버텨주면 안 되냐고 말했다. 의사 선생님도 그런 말을 하고 친구들은 부러 말로 표현은 안 하지만 그냥 눈빛으로 그 얼굴로 그렇게 이야기한다 죽지 말라고 아무튼 나아질 거라고 그런데 진짜 나아질 지 모르겠다 정신병약 먹은지 4년만에 처음으로 치료 받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예전에 의사 지시 없이 멋대로 단약한 적이 있었는데 그건 기숙사 상담 선생님이 나보고 약 먹을 정도로 심해 보이지 않는데 약에 너무 의존하는 거 아니냐라는 말에 ...

2019년 8월 5일

1. 불면증 때문에 4시간밖에 못 자고 낮잠을 한 시간씩 끊어서 잠 2. 책은 한 줄도 안 읽힘 무슨 책에 결계라도 쳐져 있는 거 같음 펼치자마자 덮게 됨 3. 졸려서 집중력 쓸 만한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잘 수도 없어서 게임 밖에 할 게 없다 그런데 게임이 재미없음 그런데 게임밖에 할 게 없어서 재미 없어도 함 그래서 게임중독 같음; 4. 일요일에 소벨님 만나서 이야기했고 재미 있었다 다들 건강해서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  5. 데스크탑은 진짜 죽어버려서 기숙사에서 게임 못함 피씨방 가야 됨 기숙사에서 입구역 녹두 낙성대 등지로 가는 버스비 졸라 많이 들 예정 사실 7월에도 그래서 후불교통카드대금 겁나 많이 나오고 오늘 빠져나갈 예정 벌써부터 오장육부 중 하나를 잃은 듯한 고통이 느껴진다 6. 기숙사 방을 더 개씹떡파오후로 꾸며놨음 자취하고 싶다 더 키모오타쿠방으로 꾸며놓고 싶다 7. 아무튼 몽롱하고 현실에선 아무 일도 안 일어났습니다 여서 뭐라도 해야 하는데 생산력 있는 일은 하나도 못 하겠고 암튼 답이 업슴 8. 더위 먹은 건가 싶어도 계속 에어컨 틀어서 시원하게 살고 있음 9. 세줄요약 카드뉴스 비웃을 처지가 아님 나도 세줄요약이 필요한 인간이 되엇슴 하지만 아직 유튜브보다는 블로그 글을 더 선호함 10. 내가 가난한 건지 아니면 적당히 먹고 살 만한 건지 모르겠음 늘 돈이 안 남기는 한다 이제 부모한테서 받는 것도 없고... 그냥 내가 적당히 소비하는 법을 모르는 건가... 아무튼 아낄 수 있는 거 다 아끼고 살아야 하는데 적고 나니까 정말 싫다

2019년 8월 2일

타용님한테 타투 받았다. 원래 잘 하시는 분인 건 알고 있었는데 정말 기대 이상으로 결과물이 너무 예뻐서 타용님한테 감사하고 올해의 잘한 일 1위에 등극할 거 같다. 친구들한테 자랑했는데 다들 예쁘다고 한다. 화장실 갈 때마다 거울로 들여다 보면서 자아도취 하고 있다. 괜히 연고를 자주 바르고 있다. 덧날 수도 있는데 자꾸 타투한 거 만지고 싶고 그래서 연고 바르면서 참고 있다. 너무 두껍게 바르면 안 좋다니까 꼼꼼하게 얇게 펴 바르고 있다. 아무튼 타투해서 기분 좋다. 데스크탑은 완전히 벽돌이 되었다. 이제 부팅을 하려다가도 픽픽 꺼진다. 수리를 맡겨야 하는데 저번 달과 이번 달 수입이 너무 커서 수리 맡길 엄두가 안 난다. 당분간 피씨방에 다녀야지... 피씨방 다니는 김에 파판14 다시 시작했는데 재미 있으면서도 뭔가 지루하다. 내가 쌉고인물이어서 그런 것도 있고 파판14가 MMORPG라서 사람들이랑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의 나로서는 좀 피곤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피씨방 가서 다른 게임 할 게 있느냐? 오버워치를 하다가 난 역시 대전게임은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파판해야 할 듯... 아예 책 읽으려는 시도조차 안 한다. 댜른이가 노트에다가 계획을 직접 써 보라고, 그걸 실천해보라고 해서 그저께 기숙사 문구점에서 스터디 플래너 공책을 사서 어제 권력의 정신적 삶 1장 읽기를 적었는데 2페이지 읽는 게 고작이었다. 전에는 그래도 공부하려고 시도는 꾸준히 했는데 지금은 시도조차도 버거워서 아예 긴 글 자체를 읽고 싶지 않고 그냥 계속 졸리고 그렇다고 누우면 잠은 안 오고 내내 멍하고 피곤하다. 이거 정신병 증상인가? 정신병약 부작용인가? 혹시 내가 괜히 약 탓 병 탓을 하는 게 아닐까? 약 탓이고 병 탓인 것으로 밝혀져도 상태 씹창난 거 감당하는 건 내 몫인데 나는 어떡하지... 누구한테 폐 안 끼치고 혼자 어떻게든 ‘지속 가능하게’ 살려면 병이 나아져야 하는데... 나는 정신병을 빨리 낫게 해야 한다 우울하지 말아야 ...

2019년 7월 25일

저번 토요일에 사라잔마이 다 봤다. 이쿠하라 작품을 처음 본 건데 보고 나서 이쿠하라의 퀴어력 잘 알겠습니다 상태 됨... 진짜로 후장에서 구슬을 뽑아 내는 애니가 세상에 어딨어요 (이쿠하라가 만듦) 마지막은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 에반게리온 TVA 후반부 같아서 웃겼고, 퀴어한 게 늘 그렇듯 갑자기 라캉 모먼트 나와서 당황했는데 (욕망 착취 욕망의 강을 건너라 욕망을 잇는 자만이 살아갈 수 있어 보면서 ㅋㅋ 되고 욕망이랑 사랑 구분하는 것도 지극히 라캉적 논리) 아무튼 이상해서 보는 내내 ㅋㅋㅋㅋ ????? ㅠㅠ 됐다. 사라잔마이에서 시리코다마(라고 쓰고 욕망을 품은 전립선으로 읽어도 무방) 추출해내면 세계와의 유대인지 뭐시기가 끊어져서 원래부터 없었던 존재로, 완전히 무화된다는 설정이 있는데, 중간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남자애(남동생을 위해 여자 아이돌 민망복장초변태음란개막장CD를 함)가 자기 남동생 구하려고 자기의 존재를 무화시키려는 게 있는데 그거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다. 내가 이 세상에 완전히 없던 걸로 된다면, 나로 인해 빚어진 문제도 해결되고 한편 내가 끼친 긍정적인 영향도 모두 사라져버린다면 어떨까? 그걸 상상하자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아예 무화되는 공포가 더 극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엄마가 나를 낙태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기도 하는데 결국 난 죽고 싶은 건지 아니면 이렇게 살기가 싫은 건지 잘 모르겠는 상태가 되었다. 언젠가 허이모는 죽어가는 나한테 “너는 죽고 싶은 게 아니야, 너 살고 싶어하잖아, 그런데 잘 안 되니까 그러는 거지”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그런가? 그런가? 했다. 사실 지금도 그런가? 그런가? 싶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면 괜찮아질지, 나는 진짜 지쳐서 죽음을 바라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지워지지 않는다. (때문: 원하는 대로 살기는 쉽지 않음, 심지어 내가 원하는 게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음, 결국 아모르-파티 해야 하는데 그걸 할 힘이 없음 etc)...

2019년 7월 18일

간밤에 밴더스내치를 봤/했고 재미있어서 랙돌님한테도 영업했다. 대충 내가 6년 동안 갔던 단골 카페에 가서 Bodies that matter 스터디 리딩했는데 거기 알바 분께서 간만에 오셨네요 라고 말씀하셔서 머쓱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1시간만에 리딩하다가 아졸려 죽을래 상태 되어서 랙돌님 집에 가서 누워 있었고.. 누워 있으면서 밴더스내치 영업했다. 그리고 앙스타 애니메이션 이야기하면서 졸라 구린데 2화는 라빗츠가 살렸다 얘들아 아이돌이 하고 싶은 거니 너 그런 어중간한 마음으로 아이돌학교 혁명하려는 거냐 이런 시덥잖은 이야기하면서 즐겁게 보냈다. 그리고 스터디에 갔다. 스터디 가는 길에 푸름이한테 카톡이 와 있었는데 모 교수님께서 댜른이를 통해 무언가 전할 말이 있다면서 대체 그 말이 뭘까 멘붕하는 카톡이었는데 나도 대체 무슨 이야기길래 직접 만나 전해준다는 걸까 싶어서 댜른이가 한창 스터디 자료 준비하는 카페에 가서 물어봤더니 생각보다 별 거 아니어서 허탈했고 그러면서도 교수님들 비위 맞추기 힘들고 알기가 어렵고 사회생활(와 머학원생이 사회생활을 이야기했대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스터디는 즐거웠고 스터디공간에서 주는 토스트 1억개 구워먹고 끝나고 고깃집가서 고기랑 냉면 배터지게 먹고 기숙사 돌아와서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다. 룸메 분께서는 고향 가신다고 (연변 사시는 분이다) 한달간 기숙사를 비우게 되셔서 편하게 데스크탑 큰 모니터로 일기 쓰고 있다. 오늘 스터디하면서 정신분석 이야기가 나와서 주판치치 실재의 윤리 칸트 이야기했는데 그게 뭐냐면 "당신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자유롭다 동시에 자유롭지 못하다"라는 거였고 나는 그 문장을 보자마자 거기에 꽂혔고 지금도 관통당한 상태다. 갑자기 딴 얘기지만 댜른이랑 이야기할 때 내가 너무 구조주의자가 되고 자유의지는읍따 모든 건 구조로 결정되어 있고 당신은 언제나 대체가능 입장을 취하게 되는데 오늘 스터디 때도 수행성? 담론? 권력? 이야기할 때 내가...

2019년 7월 17일

드디어 오늘 아침 디비니티 엔딩 봤다.. 대략 플탐 90시간만에 엔딩 본 건데 나머지 캐릭터들 스토리 궁금해서 2회차 또 시작했다. 어려워서 파티 전멸할 때마다 패드립이 절로 나오지만 어쨌든 갓겜이 확실... 게임여친 엘프녀 세빌이 짱이다... 흠 방학을 엄청나게 놀면서 보내고 있군... Bodies that matter 스터디밖에 안 하고 심지어 내일 첫 모임인데 preface만 읽고 introduction은 한 페이지도 안 읽었다죠... (댜른이: 열심히 좀 해 ;; 아무튼...암튼...뇌가 녹아버릴 정도로 엉망진창 놀고 싶다.. 아니 그렇게 놀고 있다.. 마치 휴학 때 게임만 하면서 보낸 것처럼 이번 달을 그렇게 보내는 게 목표다. 아무튼 책 안 읽을 거다. 읽고 싶은 책만 읽을 거다 (체력 재기해서 읽고 싶은 책 끝까지 읽는 것도 일이다) 오타쿠질 하니까 그림 잘 그리고 싶고 글도 잘 쓰고 싶다.. (이유: 연성하고 싶음 사실 소비만 하고 싶지만 공급이 없음) 하고 싶은 게 생겨서 다행?이다 문제는 하고 싶은 것만 많고 실제로 하는 게 없다는 거지만.. 뭐 하고 싶은 것도 생기지 않았을 때보다는 낫지... 아무튼 난 단순하다 학기중: 힘듦 자살 공부안함: 행복 아무 생각 없음 ㅋㅋ 오늘 트위터에서 정신병과 예술가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뭐 딱히 띠용ㅋㅋ 고건몰랏자너 하는 내용은 없었다. 어쨌든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등의 정신병과 예술가에는 상관관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술존잘력이 정병과 유관하지는 않다는 점.. (당연한 이야기) 그냥 그 기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고야가최고야분이 정병력 max일 때 그린 그림이 엄청나게 기괴하고 개짱이라는 것.. 정병력 max일 때의 그림을 첨부했는데 아무튼 고야가 최고로 고야한 그림이어서 저장했다. 저녁에 동인지 및 만화책 정리를 했는데 책꽂이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취하고 싶다... 자취해서 방을 더 씹뜨억하게 꾸미고 싶다! 그냥 안락하게 잘 살고 싶다 ...

2019년 7월 13일

어제는 본가에 들러 정신병원 가고 다시 서울로 가서 허이모 생일파티에 갔다. 체력 ㅆㅎㅌㅊ인 나로서는 굉장히 알찬 하루를 보낸 것이다. 의사 선생님은 일주일 간 어떻게 지내셨냐고 말문을 여시면서 나를 많이 걱정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어서 딱히 선생님이 걱정하실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졸음과 성감이 완전 죽어버렸다는 부작용을 털어 놓았다. 선생님은 부작용에 대해 안타까운 할말이업내요 라는 입장을 취하셨다. 나는 괜찮은데 선생님 눈에는 괜찮지 않아 보이는지, 아무튼 너무 힘들면 전화해도 된다고, 다시 일주일 뒤에 보자고 하셨다. 일주일마다 병원에 오는 게 귀찮기도 하거니와 이제 밥을 많이 먹는 것 같으니 식욕촉진제를 빼 주고 2~3주에 한 번씩 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려고 했는데, 말하지 못했다. 어쨌든 당분간은 일주일에 한번씩 선생님을 만나야 할 것 같다. 진료가 끝나고 병원 근처 신전떡볶이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원래 계획은 병원 근처 피씨방이나 만화방에 가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다가 허이모 생일파티가 열리는 레지던스 호텔에 가는 거였는데, 몹시 피곤해져서 본가에 갔다. 자고 일어나서 저녁에 허이모에게 생일파티 못 갈 거 같아 미안하다는 카톡을 보내자 하고 누워 있었는데, 잠이 오지 않고 다시 기운이 생긴 것 같아서 저녁 6시에 다시 광역버스를 타고 서울로 갔다. 다행히도 허이모 생일파티 장소로 한 번에 갈 수 있는 버스 노선이 있었다. 예상했던 바지만 허이모 생일파티는 성황이었다. 사람이 한 스무 명 남짓 되었다. 바빠서 못 봤던 사람들, 멀리서 온 사람들이 있어서 정말 명절 같았다. 댜른이도 당연히 왔는데 뭐랄까 대학원 동료로서 만나는 것과 다른 느낌이어서 이상했다. 어쨌든 배달음식을 실컷 먹고 생일 케이크를 자르고 수박을 먹고 선물 개봉식을 하고 생일파티는 아주 잘 진행되었다. 피곤하면서도 즐거웠다. 밤 열 시 즈음에 나는 갔다. 사실 열한시까지 있었어도 괜찮았겠지만, 열시 가까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