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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15일

1. 요 2주간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무기력과 피곤함에 시달렸다. 일단 눈을 뜨면 배고픔을 없애려고 밥을 먹고, 그후엔 몸이 무거워서 어디 밖에 나갈 엄두도 못내고 침대에 누워 있거나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서 내가 내린 커피만 홀짝거리며 마셨다. 과외 학생은 위염과 장염으로 개고생을 하여 과외 수업을 못하게 되어서, 밖에 나갈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역시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생각하고 신경정신과에서 약을 타오면서 비타민 D 주사를 맞아야겠다고 선생님께 말했다. 1년 전에도 같은 주사를 맞았었는데, 그때보다 엉덩이가 더 얼얼했다. 지금은 주사를 맞은 지 일주일 후인데, 그리 몸이 가뿐해졌다던가 그런 느낌은 전혀 안 든다. 그래도 하나는 느꼈는데, 주사는 효능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고통스럽게 무거운 몸을 들어서 바깥공기를 쐬어주면 좀 낫다는 것이다. 어제는 세미나에 갔다. 사실 가기 싫었는데, 코어 세미나 정산서 건도 있고 해서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나간 김에 학교 근처에서 자주 찾던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잘랐다. 미용실에 가니 내 머리를 담당했던 사람은 없었고, 어떤 남자 직원이 잘라줬는데 그 사람의표정은 정말 오늘 일하기 싫하기 싫고 지쳐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내 머리를 굉장히 시원하게 (혹은 대충, 과감하게) 잘라주고 머리도 아주 털털하게 말려주셨다 (혹은 대충 말렸다). 머리를 다 자르고 허이모한테 연락했는데, 허이모가 근처 돈까스집에서 밥을 먹고 있대서 그 가게로 갔다. 나는 입맛이 없어서 어떤 것을 먹어도 그저 그렇다고 생각할 것이기에 돈까스는 나쁘지 않았다. 돈까스를 먹고 허이모랑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그러면서 요새의 증상을 호소했더니 허이모가 그렇다면 햇볕을 쬐고 바깥공기를 쐴 소풍을 가자고 제안해서 그러기로 했다. 2. 이렇게 신체의 증상으로 느껴질 만큼 우울할 때는 외롭다. 이 고통을 아무리 호소해봤자 이 고통은 내가 겪는 것이라서 나만이 알 수 있고 아무도 나의 고통을 해결해줄 수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