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18의 게시물 표시

외로와요 외로와요

이해 받고 싶다... 라는 생각을 어제부터 계속 했다. 그러다가 방금 생각이 바뀌었는데, 이해까지는 바라지 않으니 제발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성내지 않고 끝까지 들어줬으면 좋겠다, 나에게 해명하고 변명할 기회를 한 번만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으로 말이다. 제발 제 이야기 좀 들어 주십시오... 그런데 아무도 안 들으니까 아무한테도 이해 받지 못는 외톨이 광인들은 이상한 확성기나 팻말 같은 걸 들고 명동 한복판이나 지하철 같은 데에서 떠드는 거겠지. 그네들이 내 미래일지도 모른다... 나의 경우는 수줍음이 많고 체력도 약하니까 직접 광장으로 나가 외치지 않고 인터넷에다가 글을 써서 올릴 터이다. 같은 장르를 파는 덕질 인터넷 친구도, 게임을 같이 하는 에오르제아 친구도 어느 순간에는 불편함을 느껴버린다. 그것은 어떤 사안에 대해 솔직하게 내 의견을 털어 놓을 수 없을 때 그렇다. 얼마 전에 파판 친구들의 소식을 접하고 싶어 파판 게임 계정을 따로 팠는데 한 분이 트랜스젠더 혐오적인 트윗을 알티했다. (랟펨 쪽에서 뭐라 뭐라 하는 것들 말이다) 그 분은 나쁜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그 분은 그 트윗을 동의의 의미에서 알티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는 리트윗 끄기를 눌렀다. 어떤 특정 집단에게 모함을 받고 혐오를 투사 받는 인간이 내 친구고 님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니예요 라고 말할 수가 없다. 그냥 속으로 눈물이 날 뿐이다. 옛날에는 공부를 많이 해서 아는 게 많으면 그들을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지금은 그 생각이 꽤나 순수한 이상론이라는 것을 안다. 그렇다고 공부를 그만두지도 말을 잃고 싶지도 않지만... 어쨌든 요새는 그냥 말문이 막히고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다. 속으로 언젠가는 해명할 기회가 있을 거야, 저들도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닐 거고 그저 몰라서 그렇게 말한 것뿐이라고 긍정회로를 돌리기만 한다. 사람들이 조금만 마음을 열었으면 좋겠다... 조금이라도 덜 잔인해졌음 좋겠다...

2018년 9월 22일

1. 과외 일 하나를 정리했다... 이유는 학생 어머니가 싼 값에 지나치게 갑질을 해서이다. 안 그래도 자살 직전이라 멀쩡한 집이라도 도저히 일을 할 상태가 아니기도 했다. 어쨌든 과외 학생 자체는 괜찮았는데 과외 학생 어머니는 찔려서인지 아니면 화가 나서인지 알 수가 없지만 일을 그만두겠다는 문자에 답이 없었고 (이 집 어머니는 지가 뭐 요구할 거 있을 때에만 답장 보내고 그 외에는 수고 많으셨습니다 라는 의례적인 답장조차 보내질 않는 사람이다) 과외 학생만 나한테 "시험까지만 봐 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문자를 보냈는데 거기다가 "진짜 미안한데 내가 너무 힘들어서 안 돼..."라고 답하니까 "네..."라는 아련한 답장이 왔다. 내가 잘못한 것은 1나도 없지만 괜히 내가 책임감 없는 사람된 거 같아서 기분이 별로였지만 어쩔 수 없지... 어쨌든 일을 하나 정리하고 곧 수능을 볼 고 3 남학생 국어 과외 하나만 하기로 했다. 월 수입은 이제 45만원에 그치겠지만 일단 정신머리 상태가 나아지고 나서 일을 구하든지 하기로 했다... 올해는 과외 학생 학부모한테 데인 게 많아서 피해망상이 극심한 상태라 새로 일을 구하려는 시도조차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다... 아무튼 그렇게 됐다. 2. 갑질하는 과외 학생네 어머니 욕을 하다가 엄마가 늘 그랬듯이 공감성 제로인 반응을 보였었는데 (원래 세상이 그래 라는 식의 대답) 안 그래도 정신 머리가 안 좋은 상태라 엄마 말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해버렸고 덕분에 엄마랑 오랜만에 다투고 이틀 간 냉전 상태여서 며칠 전 엄마한테 저녁 사주겠다는 상투적인 화해법으로 해결했다... 엄마랑 나는 늘 같은 걸로 싸우고 같은 방식으로 푼다. 엄마가 "정말 우리는 궁합이 안 맞고 따로 사는 수밖에 없나봐"라고 말했는데 나도 동감했다. 동감하니까 엄마는 또 그것 나름대로 불만인 반응을 보였는데 결국은 미봉책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엄마는 도대체 나를 이해하고 싶

2018년 9월 17일

1. 신경안정제+수면유도제까지 추가로 받고 온 날 저녁, 엄마가 다 같이 산책을 가자고 해서 게임을 하다 말고 밖으로 나간 적이 있었다. 무슨 생각으로 덥썩 나갔는지 모르겠다. 산책이 엄청나게 싫은 건 아니었고, 가기 싫다고 하면 운동도 안 하고 맨날 방구석에 처박혀 게임만 한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나간 것 같기도 하다. 엄마와 아빠, 오빠, 그리고 우리집 개가 저 멀리 앞서 걷고 있었고 나는 터져 나오는 눈물을 견디려고 애썼다. 막 나갔을 때는 괜찮았는데, 대학원 진학 관련으로 멘토링을 해야 한다는 문자를 받고 부모와 오빠의 이야기를 듣는 게 괴로워지기 시작하자 더 이상 가족들이랑 '오붓하게' 산책을 하긴 글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내 걸음은 차츰 느려져서 나만 혼자 떨어져서 걸었다. 엄마와 아빠는 내가 잘 따라오는지 뒤돌아 보면서 "산책하기 힘들어?"라든지 "너 체력이 약해서 큰일 났다" 따위의 말을 건넸는데 그들은 내가 갑자기 기분이 썩창돼서 가까스로 눈물을 참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그들 딴에는 그런 쓸데 없는 말을 건네면서 내가 우울한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려고 그런 것이었겠지만 나에게는 그런 '위로'도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뭐라 대답하면 오열할 거 같아서 엄마와 아빠가 건네는 시덥잖은 말에 반응하지 않았다. 나중에는 머리가 다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억겁과 같은 기나긴 '가족과의 산책'이 끝나고 나는 그냥 집에서 저녁을 먹겠다고 말했다. 원래 엄마가 산책의 조건으로 내건 것은 "산책 같이 나가면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였는데 애초에 맛있는 것을 얻어 먹으려고 나간 것도 아니었거니와 그 당시 내게 필요한 건 조용히 방구석에 처 박혀서 아무 것도 나를 자극하지 않는 안온한 환경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엄마와 오빠만 외식을 하러 나갔고, 아빠는 조용히 저녁을 먹는 나

ㅠㅠ2

제 2의 부모인 정신의학과 의사선생님께 "에쎌님은 저한테 힘들다는 말을 잘 안 하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선생님한테 마음을 못 열어서 말을 안 한 게 아니라 제가 힘든 건지 안 힘든 건지 판단이 잘 안 된다는 이상한 변명 같은 것을 황급하게 뱉었는데 선생님은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니라는 듯, 그러면서도 다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웃었다. 그 웃음을 보자 내가 선생님한테 어떤 식으로 보였는지가 눈에 보이는 듯해서 부끄러우면서 웃겼고 (전형적인 중증 우울자의 병적인 '둔감함') 선생님이 나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하긴 이 병원을 3년째 다니고 있으니까) 누가 봐도 내가 지금 힘들어 보이는구나 싶었다 (그걸 이제야 알다니). 힘들다는 이야기를 잘 안하는 사람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선생님께서 굉장히 심각한 표정으로+걱정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니까 그 표정이 내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얻고 싶어하는 것이었구나 싶었다. 그러니까 기뻤다는 것이다. 어쨌든 다음주에 다시 한 번 병원에 들르기로 약속하고 자기 전에 먹는 신경안정제와 수면유도제를 새로 처방받고 바로 이비인후과에 가서 비염약을 받아 왔다. 처방전 두 개를 들고 약국에 가니까 나 자신이 완전 걸어다니는 종합병원 같았다. 정신의학과에서, 이비인후과에서 처방 받은 약을 받으면서 약사 선생님은 코막힘을 억제하는 수도에피네프린이 신경 흥분제라서 메틸페니데이트와 중복되는 효과를 야기하기 때문에 꼭 병원을 동시에 갈 땐 평소 먹는 약을 알려야 한다는 잔소리 비스무리한 당부를 들었다... 알겠습니다 하고 얌전히 약을 받았다. 약을 받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 나는 사실 전혀 괜찮지 않았고 내가 괜찮지 않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곱씹었다. 나는 힘들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맨날 누워 있고 내가 걱정하는 것들이 쓸데 없는 걱정이고 나는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해낼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피곤

ㅠㅠ

"마음의 아픔도 똑같이 고통을 느끼는 신경을 활성화시키므로 마음이 아플 때 진통제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정말 고통을 느낀다. 진통제는 먹지 않았다. 곧 생리를 시작할 것 같아서...(안할지도 모르지만) "'너는 먹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 때문에 먹질 못했다"라는 말도 실감하고 있다.. 너무 외로워서 레즈비언 업소에 간 사연을 그린 작가의 말이었는데 방금 전에 배가 고파서 이틀 전에 시키고 남은 피자를 먹은 참이다. 먹는 것도 너무 힘겹고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피자는 맛있었다) 음식을 먹는 일에 자격을 논하는 건 웃기는 일이고 설사 자격을 논한다 하더라도 내게는 충분히 먹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먹는 일은 너무 싫다... 하지만 배고픔은 더 싫어서 억지로 먹는 것 뿐이다. 먹어야 낫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음식을 목구멍으로 넘기면 몸은 그걸 밀어내려고 애쓴다... 특히 스트레스와 흡연 및 카페인으로 좆창난 위가 엄청나게 성내는 게 느껴진다. 내 몸뚱아리를 구성하는 것들 중 제일 미안한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위장일 것이다... 내가 이제까지 위장을 전혀 배려해주지 않아 그 죄로 지옥에 간다면 할 말 없을 정도로 위장에게 송구할 뿐이다... 그리고 더더욱 지옥 갈 말이지만 송구하기만 하다... 나도 위장에게 잘해주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가 너무 괴롭고 싫어서 안 하고 있다.. (미안합니다...) 난 고장이 났다. 고장난 건 오롯이 내 잘못만은 아니다. 스피노자적으루다가 생각한다면 이런 고장은 필연적이다... 왜 갑자기 스피노자 이야기를 꺼내고 그러지..? 그것은 인과론에 대한 생각 때문에 튀어나온 드립이다. 방금 전에 피자를 먹으면서 생각했는데 정신병자들이 다 자기 탓이라며 자책하는 이유는 그것이 제일 편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은 이제 의식적으로 자책을 회피하고 언젠가는 지나갈 일이다 라고 되뇌이기는 하지만 그런 생각은 몹시 불편하다... 내 잘못이라

2018년 9월 9일

1. 어제 도착한 언데드 앨범 (앙스타 덕질의 산물) CD 리핑을 하려고 과외 끝나고 피씨방 두 곳을 찾아가서 여기 CD 리핑 되냐고 물어봤는데 다 안된대서 (요새 누가 CD 같은 걸 쓰겠어요...) 두 달 간 묵혀 뒀던 데스크탑을 한 번 고쳐보자고 마음 먹고 집에 가서 고쳐 봤다... 그런데 너무나 허무하게 해결이 되어서 (진짜 좀 어이 없을 정도로...) 나는 드디어 두 달 만에 데스크탑을 쓸 수 있고 게임도 할 수 있게 됐다. 뭐 어차피 여름 내내 너무 더워서 데스크탑이 멀쩡히 돌아간다 해도 잘 안 했을 테지만... 우울증도 오져서 누워 있기 바빴고... 아무튼 그 기념으로 오랜만에 넓찍한 화면으로 일기를 쓰고 있다. 두 달 동안 키보드도 제대로 만지지 않았기 때문에 먼지 쌓인 게 장난 아니었다. (나름 싸구려지만 무접점 키보드라서 10만원 정도 주고 산 키보드인데) 아무튼 물티슈로 박박 닦았다. 2. 오늘은 너무 화가 나고 죽고 싶었다... 일단 아침에 밥을 먹으면서 아빠한테 등록금 달라는 아쉬운 소리를 했다. 당연하게도 니가 내라는 소리를 들었다. 방학 시작 전에는 내가 내겠다고 당당히 큰 소리를 쳐 놓았는데 내가 생각보다 돈을 못 모아둬서 어케 안 되겠냐고 사정했다. 그 과정에서 엄마한테 "내가 보기엔 너는 아직 덜 힘들어봤고 인생 편하게 살았어" 라는 말을 들었는데 내가 생리 직전이기도 하고 이른 아침(8시)였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화가 나고 만 것이었다. 실수로 부모 말을 지나치게 진지하게 들은 것이다. 더욱이 아쉬운 소리를 할 땐 온갖 인신공격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내뱉은 저 말은 꽤나 고통스러웠다. (왜냐하면 진짜 못 살 거 같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엄마한테 "내가 언제 엄마한테 인생 편하게 산다고 이야기한 적 있냐? 아무튼 내 잘못인 건 맞는데 인생 쉽게 산다고 말하지 마라"라고 쏘아 붙였다... 음... 그 말을 내뱉고 나서 바로 후회했다. (

2018년 9월 1일

어느덧 9월 이다 ? ??? 자주 가는 카페에 갔더니 사람이 와글와글했다. 거의 다 유치원생에서 초등학생의 자녀를 둘 법한 나이의 여자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나는 황망하게 나와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스타벅스에 갔다. 그리고 정말 맛 없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가 모양 빠지게 머그잔에 담겨 있는 것을 시키고 자리에 앉아서 독일어 공부를 했다...(아마도) 한 5번 정도는 읽은 문법책인데 읽으면 이해가 된다... 외우질 못해서 그렇지...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읽으니까 너무너무 힘들고 의욕이 없었다. 요새 나는 울적한 기분에 빠져들 것 같으면 아예 생각을 멈춘다. 그런 탓에 고장난 라디오처럼 자살...자살...자살...만 반복하는 것이다.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면 자살 뒤에 이어지는 심오하고 깊고 쓸데 없는 부정적인 것들이 이어질 터라서) 이럴 때는 답이 없다. 빨리 집에 가서 누워 있는 게 상책이다! 안 그러면 괜히 불편한 카페 의자에 뭉기적 앉아 있어 치질만 악화되고 쓸데 없이 힘만 든다. (안 그래도 집 근처 항문외과를 검색해보기도 했었다...) 맛 없는 커피를 어찌저찌 다 마시고 짐을 챙기고 집으로 갔다. 이틀 전만 해도 하늘이 무너지듯 번둥천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졌는데 하늘이 무척 맑았다... 햇빛을 쬐니 뜨거웠는데 7월 말과 8월 초에 있었던 그 불지옥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걸어오면서 하루라도 더 살아 있는 건 대단한 일이고 어찌됐든 사는 놈이 강한 것이다 라는 이상한 적자 생존적 명제를 되새겼다. 안 그러면 정말 죽고 싶을까봐 그랬다... 가끔씩은 탈수 증세가 올 정도로 통곡하다가 칼로 온 몸을 긋거나 목을 조르면서 못 살겠다 못 살겠다 발작하고 싶기도 하지만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 버티고 최대한 안 좋은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기로 했다. 이래봬도 체력은 약하지만 정신력은 강한 편이다... (아마도)  얼마 전에 본 에밀 시오랑 봇 트윗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