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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9일

이 개같고 좆같고 진짜 이 너무할 정도로 가혹한 시기가 지나면 꼭 일기를 써야지, 이 좆같은 시기에 강제적으로 '사유'하고 강제적으로 느낀 감정들을 까먹기 전에 꼭 써야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좀 자고 일어나서, 푹 쉬고 나서 쓰려고 했지만 이번 달 내내 밤을 샌 빈도가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았고 조금씩 끊어 자면서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만 몸을 부려먹은 탓에 푹 잘 수 있는 피로와 여유를 가진 상태에서도 몇 시간 안 되어서 잠에서 깨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블로그를 켰는데... 진짜로 "졸업논문을 다 썼고 대학원 입시가 끝났다..." 라는 문장보다 이 두달간의 경험을 더 잘 압축적으로 요약할 말이 있을까? 헤겔 법철학을 읽고 잠을 충분히 자고 게임도 충분히 했던 여름방학 시기, 졸업논문을 작성하고 대학원 입시를 준비한 요 두 달까지 포함해서, 나는 정말로 내 멋대로 했다. 여름방학 때를 말하자면, 당장 급한 마감이 없었고 그때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책을 읽고 싶을 때 책을 읽고 게임하고 싶을 때 게임을 했기 때문에 완전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산 게 맞다. 엄마가 걱정할 정도로 말이다. 나는 그때 엄마에게 나는 자대 자과생이기 때문에 전공시험을 안 봐도 되고 진짜로 졸업논문만 잘 쓰면 대학원은 붙을 것이라 호언장담했었다. 그리고 여름방학 내내 읽었던 헤겔 법철학은 내 졸업논문의 주제가 되지 못했다.. 8월 말, 양효실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내가 버틀러의 <윤리적 폭력 비판>을 쓰지 않고서는 못 배길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졸업논문 신청서를 내기 위해 지도교수님을 만날 때까지, 나는 그 못 배길 것 같다는 생각을 애써 외면하고 어떻게든 헤겔 법철학을 살리는 주제를 택하고자 했으나 나는 결국 버틀러를 주제로 한 졸업논문 개요를 작성하고 그것을 지도교수님께 보였다. 내가 은연 중에 우리 학교 철학과는 버틀러를 알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