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18의 게시물 표시

2018년 8월 28일

1. 쉬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쉴 수가 없다.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로 '어른스러운' 이유다... 그래봤자 여전히 나는 대학원에 발목 잡혀서 이도 저도 못하는 멘헤라 백수일 뿐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공부든 돈 벌기든 둘 중 하나만 하는 게 효율적일 뿐더러 내 심신에도 이로울 일일 텐데 부모님한테 손 벌리기도 싫고 (<- 손 벌리면 그래도 조금의 돈이라도 내 줄 수 있는 중산층 부모를 두었는데 배 부른 소리죠? 뜬금 없이 오늘 봤던 트위터 드립 중에서 부모님한테 손 벌리기 싫어서 다리를 벌리기 시작했어요 라는 문장이 생각난다) 돈 없이 곤궁하게 생활하는 것도 싫다... 그러면 공부를 포기해야 할 텐데 장학금 어쩌구 분쟁 때문에 전혀 그럴 수가 없게 되었죠? 망했죠? ... 그런 고로 그냥 둘 다 애매하게 울면서 하고 있다. 이러다가 잘못하면 과외도 짤리고 입시도 망하고 겸사겸사 자살도 하고 그럴 텐데...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즐겨요 이기분... 이기?) 2. 마치 자위를 처음 배워 자위 생각만 하는 애새끼처럼 자살 생각을 강박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자살 생각이라는 게 문자 그대로의 'ㅈㅏㅅㅏㄹ'이라는 자음과 모음의 조합을 계속 머리 속에 떠올리는 그런 행태라 예전에 겪었던 '자살 충동'과는 궤가 다르다. 이건 대체 뭐지... 몸과 마음이 더 이상은 무리라고 제발 좀 쉬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내가 그걸 그냥 흘려 보내고 있는 걸까? 아무튼 다음에 정신병원 갔을 때 의사 선생님께 상담해봐야 겠다. 3. 감기에 걸려서 코가 막힌 바람에 머리가 띵하다... 이만 줄여야겠다.

2018년 8월 21일

1.  나를 위로하는 문장 첫번째: "아무도 내가 얼마나 혼자인지 모른다..."  그리고 두번째: "적어도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아닐 거야!" 그리고 나를 무섭게 하는 것: 커서만 깜빡이는 빈 화면... 뭐라도 해서 유형의 결과물을 남겨야 한다는 압박감... 점점 약해지는 체력.... 2.  마누라랑 데이트하는데 과외 어머니로부터 문자가 왔다. "저희 애가 학원에 가기로 해서요... 앞으로 수업을 못하게 되었어요..." 저번 토요일에 수업했던 앤데 다음날에 잡혀 있던 수업을 취소하고 보충수업 기약을 잡지 않은 것에서부터 이 엄마가 다른 학원이나 과외를 알아보고 있구나 라는 예감이 들었는데 그게 맞았던 것이었다. 이제 개강하면 평일엔 목요일밖에 시간이 나지 않는데 하필 마누라의 졸업논문 지도일이 목요일이어서 평일 낮에만 짧게 만나는 것으로 합의를 봤는데 토요일 일요일에 있던 과외 하나를 짤렸으니 토요일 오후에 만나는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 데다가 내 체력과 정신력으로는 도저히 과외 학생 3명을 제 정신으로 가르치는 건 무리라는 사실에서 어쩌면 이렇게 깔끔하게 과외 하나가 정리된 건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집에 들어가기 전에 담배를 피우면서 "자살하고 싶다... 뭐라도 해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라는 말을 속으로 계속 읊었다. 그러다가 적어도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아닐거야 라는 문장을 떠올리면서 어떻게든 멘탈을 붙잡았다. 적당히 벌어서 아주 잘 살고 싶다!  3. 외롭기도 하거니와 뭐라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일기를 자주 쓰게 된다. 일기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고, 아무렇게나 써도 상관 없고 그게 부끄럽지도 않기 때문에 그렇다. 일기라도 마음 편히 쓸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았으면 하고 싶은 말이 속에서 곪아 터졌겠지... 4. 일단 앉아 있는 습관을 들

2018년 8월 19일

1. 틈만 나면 누워서 잠만 잔다... 하지만 그런 호시절도 끝났다. (이유: 다시 폭염이 시작되어 잠을 못 잘 것이기 때문에) 오늘 친오빠 생일이어서 외식을 하고 돌아올 때 너는 뻑하면 누워서 잠만 자는데 왜 이렇게 피곤해하냐고 한 소리 들었다. 진짜 피곤하고 힘들어서 누워 있는 거라고 하니까 엄마가 걱정된다고 했다... 나도 내 자신이 걱정된다. (누워서 아무 것도 안 하는게 습관이 된 건지 아니면 건강이 재기해서 이러는 건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2. 앙스타 인형을 보면서 흐뭇해하고 있다... (씹타쿠 다 됨) 나중에 혼자 살면 다키마쿠라도 사지 않을까...? 모를 일이다... 사실 다키마쿠라보다는 폭 껴안기 좋은 봉제 인형을 갖고 싶은데 그런 건 팔지 않는다... (이럴 때마다 손재주가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우상을 두는 게 생각보다 흐뭇한 일이라 돈을 벌어 피규어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크소울이든 소녀전선이든 앙스타든...나는 이제껏 먹을 거 입을 거 읽을 거에만 돈을 썼지 장식물에는 돈을 별로 안 써봤는데 이번에 책상을 들이면서 (+데이터쪼가리에 목 매는 미친년이 되면서) 그런 것들을 사게된 건데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워서 놀랍다. 3. 늘 졸립고 과외로 돈 버는 건 조만간 못 해 먹을 거 같고 (일자리도 잘 안 들어올 것이며 내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나는 어떤 재주를 팔아 돈을 벌며 먹고 살까...? 오늘 외식하면서 친오빠가 스물여덟살까지 집에 얹혀 살았으니 (그리고 이번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더 이상 백수가 아니게 된다) 너도 스물여덟살까지는 얹혀 살아도 된다고 엄마가 그랬는데 대충 1년 반 정도는 이렇게 살아도 될 것이다. 아무튼 어떻게든 되겠지???? (모르죠) 4. 어제는 독서실 사물함에서 짐을 뺐다. 이제는 공부할 기력이 날 때에만 카페에 가는 게 돈이 덜 들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 그리고 이제 날이 추워지면 방에서도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날이 추워져서 집에서 커피를 내려

2018년 8월 16일

1. 최근의 댜른이의 일기에서 드러난 그의 고통(아주 폭력적으로 요약하자면 연락 오는 거 짱나는데 친구들한테는 연락 받고 싶다는 것)을 곱씹어보고 있다.. 갑자기 이 말을 왜 쓰냐면 방금 전에 과외 학생 어머니로부터 문자가 왔기 때문이다... 무서워서 전문을 읽지는 않았지만 대충 팝업으로 뜬 내용은 자기 아들이 수업을 잘 받고 있느냐, 처음에 만났을 때 스터디플래너 등으로 수업 진행 상황이 어떤지 보고해주겠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는데 그런 걸 안해주셔서 물어보는 것이다... 정도일 것이다. 어쨌든 내 집에 와서 수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외비가 아깝지 않게 잘 가르치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에 나한테 연락을 하는 것이고 나는 그거에 응답하는 게 너무 스트레스다... 그래서 방금 전에 샤워하고 왔다. 샤워하면서 재기하고 싶다... 재기하고 싶다... 이 생각만 계속 했다. 오늘은 특히 내 상태가 병신이라서 더더욱 재기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과외학생 어머니들이랑 소통하는 게 제일 피곤하다... 그래서 답장을 재깍재깍 안 하는 편이고 이제까지 나를 접한 모든 어머니들은 그런 나에게 짜증났겠지... 하지만 내 알 바 아니다... 아무튼 일기 쓰고 나서 용기 내서 문자를 보려고 하는데 그래도 죽고 싶다... 돈을 벌면 죽고 싶은 일들을 견뎌야 한다... 죽고 싶어야 돈을 벌 수 있다... 힘내자.... (힘이 안나요...) 2. 일하기 20분 전에는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재기하고 싶었다... 이거 진짜 약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각하다... 정작 잠은 푹 못 자고 그렇다고 앉아서 뭘 하면 너무 피곤해서 아무고토 못하고...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운동 같은 것은 좆도 안 하고 단백질은 잘 안 쳐먹고 오로지 정제 탄수화물만 쳐먹어서 그런 거겠지요? 그런데 입맛이 없는 걸 어떡하라고... 나도 건강한 거 쳐먹고 근육돼지 되고 싶다.... 아무튼 수업하는 도중엔 속까지 쓰려와서 중간에 겔포스 먹고 수업 끝나자마자 바로 드러누웠다...

2018년 8월 9일

1. 아주 크고 긴 책상을 사는 것은 실패했다... 대신 엄마가 지역 맘카페 글을 보고 어디서 얻어 온 책상을 들였는데 길이는 1200센티 정도 된다. 널찍한 작업 공간을 가지지 못했다는 서운함은 있지만 꽤 만족스럽다. (공짜로 얻어온 거니까) 데스크탑과 27인치짜리 모니터를 두면 아주 부산스럽고 좁아질 테지만 현재 데스크탑은 벽돌 상태이고 내 게으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쓸 일이 없다... 그래서 현재는 방 구석에다가 데스크탑을 밀어놓고 책이랑 노트북만 뒀다. 책상이 생겨봤자 또 누워만 있겠지 싶었지만 생각보다 앉아서 무얼 그리거나 쓰거나 읽는 시간이 늘어나서 나 자신에게 놀라는 중이다. 물론 낮엔 더워서 에어컨이 있는 곳으로 피신해야 하지만, 아직 잠이 안오는 밤에 책상 앞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웹서핑을 하고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일기까지 쓰는 지금 이 순간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시 사람은 책상이 있어야 한다... 옛날에 대학로 쪽에서 자취했을 때가 생각난다. 아주 창렬한 지역이다보니 원룸 옵션에 책상이 없어서 앉은뱅이 밥상에서 과제를 하고 글을 쓰고 게임을 하고 영화를 봤던 21살 시절... 빌라를 좆같이 지어놨기 때문에 옆집 대학원생 남자 놈이 친구를 불러다가 미친 듯이 술판을 벌여서 안 그래도 정신병 걸릴 정도로 예민한 데다가 안 맞는 간호학과 다니느라 피폐했던 때라 잠을 못 자서 24시간 카페 가서 밤을 새거나 녹두거리로 가서 친구들 술자리에 끼기도 했었는데... 잠시 이야기가 샜는데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괜찮은 입식 책상과 좋은 의자가 있으면 게으르고 힘 없고 우울한 인간일지라도 전보다는 좀 더 작업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2. 오늘은 턱 보톡스를 맞았다. 엄마가 여기가 이 주변에서 제일 싸다고 간 곳이었는데 치과였다. 역시 미용시술이 돈이 되나 보다... 아무튼 엄마도 아빠도 옛날에 한 번 맞았던 곳이라고 해서 엄마가 오늘 점심에 예약해 놓고 나보고 점심을 사라고 해서 승낙하고 갔다. 그

2018년 8월 1일

1. 시원하고 나 혼자밖에 없는 작업실을 몹시 갖고 싶다... 오늘도 독서실에는 사람이 많아 무거운 가방을 지고 카페로 갔다. 카페는 몹시 시원한데, 문제는 내가 두 시간만 앉아 있으면 드러 눕고 싶다는 바람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집에 가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아까 나오기 전에 내 방의 온도계를 보니 33도를 찍었다. 분명 집에 가면 후회할 것이다. 누워 있는 것도 괴롭겠지... 몇 년 전에 머물렀던 홍콩 청킹멘션같은 구식 기숙사 방이 그리울 정도다. 누가 슬리퍼를 질질 끌면서 걷는 소리가 울리는 쓰레기 같은 곳이었지만 거기엔 에어컨이 있었다. 한 2주 동안은 여름방학 한정 룸메이트가 해외 여행을 가서 그곳은 온전히 나만의 방이었다. 물론 그 시원한 방에서 꼼짝 않고 한 건 누워서 핸드폰 보기 뿐이었지만, 지금의 이 마음이라면 그 기숙사 방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감지덕지하며 책상에 앉아 뭐라도 읽고 쓸 것 같다. (물론 아닐 것이다) 2. 과외 학생이 세 명으로 늘어난 바람에 하루도 안 거르고 과외 수업을 해야 한다. 한 명은 집으로 와서 괜찮긴 하지만, 잘못하면 화상 과외도 하나 더 생길 판이다. (괴로울 정도로 배부른 소리다) 아무튼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다. 이 돈으로 가정과 사회를 파괴하는 가챠게임 과금도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커피도 물처럼 마실 것이고, 읽지 않을 책을 잔뜩 사고 별로 앉지도 않을 넓찍하고 긴 책상도 방에다 들여놓을 예정이다. 3. 지금 앉아 있는 카페의 자리 바로 위가 에어컨인데, 에어컨에서 물이 떨어진다. 덕분에 서양철학사 책 (20페이지를 겨우 다 읽고 덮었다) 종이가 울었고, 포마드 바른 내 머리에도 떨어지고 있다. 4.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 우울증이 심해지겠지만 말이다. 5. 외롭지는 않은데 괴롭다. 그 이유는 바빠져서다, 바빠야만 하는 상황에 닥쳐버렸기 때문이다. 덥고 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