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17의 게시물 표시

2017년 12월 28일

1. 사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한다. 왜 살까? 어떻게 살까? 요새 유독 사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이유는 대학원에 떨어지고, 졸업이 미뤄진 것도 있겠다. 그리고 성적 때문에, 공부를 안해서 이렇게 된 건데 전혀 반성을 하지 못해서 이번 학기에 기말 레포트 하나를 못 제출했고 (선생님께서 딜레이를 안 받아주셨다) 시험도 못 본 것도 있다. D+라는 성적을 대학 와서 처음 받아보는데, 다음부턴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후회를 엄청 하고 나서 이런 성적을 받게 되어 나 자신에게 어이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 괴로워하고 주변 사람들한테 징징대고 싶지가 않아서, 최대한 말을 아끼고 요새는 내가 살아왔고 내가 살고 있는 방식에 대해서 혼자서 많이 생각하는 중이다. 2. 공무원 시험에 대해서 꽤 자주 생각해보고 있다. 진지하게 고려하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애매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앞으로도 게으르고 산만하게 살 것 같아서, 진짜로 9급 공무원으로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내가 다니는 독서실은 수능 준비하는 학생도 다니고,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어른들도 다닌다. 독서실 유리문에 붙은 공무원 영어 스터디 공고를 보면서 자주 공무원 시험에 대해 생각한다. 3. 정말로 인생이 망할 수 있고, 인생이 망한다면 내 탓일 수도 있고 내 탓이 아니라 재수가 더럽게 없는 탓일 수도 있다. 그리고 결국 내가 선택해서 벌어진 일의 결과는 온전히 내가 뒤집어쓴다. 이게 2017년의 나를 붙잡은 문제였고, 2018년에도 계속 나를 붙잡을 것 같다. 4. 일기를 쓰면서 산만함을 느낀다. 의사선생님은 약 탓도 있다고 하는데, 어쨌든 나는 몇 년 전부터 쭉 쉽게 지치고 산만함을 느껴서 내가 좀 체력이 좋아지고 집중이 잘 되었음 좋겠다는 생각 뿐이다.

2017년 12월 8일

1. 잘 모르는 이에게 호의를 받을 때 기묘한 기분이 든다. 나쁘다는 건 아니고, 굳이 좋고 나쁨으로 따지자면 좋음에 가까울 텐데 이상한 기분이다. 예를 들어 저번달에 나는 얼굴 본 적 없는 분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커피 기프티콘을 받았으며, 별로 재미 없을 것 같은 내 일기에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도 있다... 어쨌든 기분이 이상했다. 그렇다고 이해 못 할 호의는 아니다. 나 또한 얼굴 모르는 누군가의 블로그를 보고 관심을 갖고 그 사람이 덜 불행했으면 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런 관심과 호의가 나를 향했을 때의 느낌은 생경한 것이다. 생경해도 감사할 따름이다.. 2. 돈이 없다.. 정말로 없진 않은데 이렇게 돈이 없어본 적은 휴학 직전 빼고 처음이다. 곧 3월부터 학업지원금이 끊기기 때문에 정말로 돈을 벌지 않으면 부모님 집에서 한 발 짝도 나갈 수 없을 것이다. 어머니가 인터넷에서 과외 문의 글을 볼 때마다 족족 나에게 물어다 주었지만, 성사된 일은 하나도 없었다. 그저께 받은 과외는 시범수업 약속까지 잡았으나 오늘 취소됐다. 그리고 나는 저녁으로 (이틀 전에 먹었던) 짬뽕을 먹으러 갔다. 걸어 가면서 걱정을 했다. 최근 겪은 일들을 생각하고, 앞으로 겪을지도 모를 일을 생각하면서 걱정을 했다. 그래도 걱정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그 애씀은 생각보다 잘 되었는데, 왜냐하면 최근 내가 겪었던 것이, 지금 겪는 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 이해는 자괴감, 자책감, 기타 등등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나의 자기반성에서 내가 너무 쫄보이기 때문에 내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인 것 이상으로 심각하게 본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최근 겪은 일로 의기소침했고, 지금도 의기소침하나 전보다는 더 초연해진 것 같다. 요새 절실히 느낀 것은, 경험이 많아지면 사람이 초연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익숙해지기도 할 뿐더러, 앞으로 겪을 더 큰 위기를 생각하면 매번 일희일비하여 걱정하고 흔들리면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