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21의 게시물 표시

2021년 6월 30일

사람 모양 솜인형을 좋아해서 기쁘다. 좋아한다고 확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기면 무언가 자존감이 높아지는 기분이 든다. 좋아하는 건 많은데 누군가에게 "나 이런 게 좋아"라고 말하는 게 별로 없다. 내가 정말 이걸 확실하게 좋아하는지 의문이 들거나 혹은 이런 게 좋다고 말하는 게 부끄럽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게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부끄러움이 된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2021년 6월 29일

어제 과외학생한테 벼락치기로 과학을 가르쳤는데 과학 94점 맞았다고 한다. 오늘은 수학 시험 전날 대비 수업을 했고 과외 어머니께서 주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존니 마셨는데도 막 졸리고 기운이 없었다. 그래도 열심히 가르쳤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올 때 오랜만에 지하철 말고 버스를 탔는데 버스 창 밖으로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도 보고 어렸을 때 친구랑 걸어갔던 길도 보고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는 낡은 빌라 같은 것을 봤다. 엄마아빠가 외식하자고 해서 저녁으로 아구찜을 먹었다. 엄마는 오늘 알게 된 주식 유튜버를 이야기하면서 네 또래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하는데 너무너무 잘 가르치고 좋더라 하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엄마아빠한테 오늘 가르친 과외학생 영어랑 과학 시험 다 잘 봤고 7월 초에 행복주택? 신청을 받는데 그거 신청할 거라고 하니까 그러면 세대주 분리를 하는 게 좋겠다면서 아는 친구들 중에 '서류상 동거인'을 찾아보라고 했다. 엄마는 요새 출판사 공고에는 지원 안 하냐고 물어봤다. 공고가 잘 안 올라온다고 대답했고 그러면 어떡하냐 라고 엄마가 물었다. 지금 하고 있는 과외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겠지만 대충 9월에서 10월에 끝난다고 친다면 그 이후에는 학원 강사를 할 거라고 말했다. 엄마는 그래 뭐라도 일을 해 보라고 대답했다. 요새 아빠는 가족 외식 때 술을 안 마신다. 집에서도 안 마신다. 안 마시니까 얼마나 좋아, 싸울 일도 없고, 요새 우리 집 조용하잖아 그치? 엄마는 그렇게 말했고 나는 그냥 으응 하고 대충 대답했다. 밥을 먹는데 사람은 대체 얼마만큼 슬프고 불안해야 숨이 멎을지 생각했다. 아무튼 너무 슬프고 너무 불안하면 사람은 죽긴 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자살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심정지 기타 등등 뭐 아무튼 그런 걸 겪고 죽겠지. 자살을 할 만큼 슬프고 불안하다면 정말 제정신을 차리기 어렵겠지 하는 존니 당연한 생각을 했다. 아무튼 나는 아구찜을 먹은 그때도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억울함 시리즈 프롤로그 중셉

얼마 전 ‘장롱면허’에서 탈출하기 위해 도로운전연수를 10시간 받았다. 내가 원해서 한 건 아니었다. 석사 수료 후 취업 준비를 하느라 부모님 집에 얹혀 산지 대충 5개월이 되었을까, 아빠가 차려준 저녁을 먹는 어느 날 아빠는 이제 네 나이 29살 운전은 할 줄 알아야 하지 않냐고 물었다. 2015년 12월 즈음 휴학해서 집에 있던 나에게 아빠는 이때와 비슷한 말을 했었다. 성인이 되었으니 자동차 운전은 할 줄 알아야지. 처음에는 1종 운전면허 연수를 받았었다. 솔직히 한국 같은 교통체증이 심한 나라에서 용달차나 학원 차량을 운전하며 먹고 사는 사람 말고는 수동 기어 달린 차를 모는 사람은 ‘마니아’라는 이름의 변태밖에 없을 텐데 부모님은 기어코 나한테 1종 운전면허 연수를 받게 했다. 기능시험을 통과하고 도로 연수를 받던 두 번째 날 내 아버지 또래로 보이는 운전 강사는 대체 1종을 왜 따냐고 나한테 택배 기사 할 거냐고 물었었다. 그리고 그 강사는 연수를 받는 내내 그딴 식으로 하면 사람 죽인다고 기어를 그렇게 넣으면 안 되지 기타 등등의 정신 공격을 수없이 퍼부으며 내 진을 빼놨다. 다행히 그날 이후 그 강사한테 도로 연수를 받지는 않았는데 아무튼 나는 존나 하기 싫다는 생각을 하며 기계적으로 차를 몰았고 면허 시험날 나는 시동을 두 번 꺼뜨렸다. 하필이면 우회전 도로가 하나밖에 없는 길목에서 시동을 꺼뜨렸고 시험 시간은 하필 퇴근 시간대여서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성난 운전자들이 미친듯이 경적을 울려댔다. 신경질적인 경적 소리로 나는 거의 혼절할 뻔했고 옆에 앉아 있던 시험 감독 선생님께 시동을 다시 걸 수가 없다고 도저히 못 하겠다고 말했다. 푸근한 인상의 할아버지셨던 시험 감독관 선생님과 나는 내려서 자리를 바꿨다. 그 와중에도 나 때문에 우회전을 할 수 없어서 화가 난 운전자들이 계속 경적을 눌러댔다. 나를 죽이려 들 것 같이 울려대는 경적 소리 가운데에도 감독관 선생님은 태연했다. 느긋하게 시동을 걸고 운전면허 학원으로 돌아가면서 감독관 선생님은

2021년 6월 22일

어제 출판 수업을 듣고 나서 집으로 가는 길에 상상했던 것이다.   -되고 싶은 거 목록- 1. 남들이 원하는 사람이 되기 예를 들어 상대방이 나를 죽이고 싶다면 기꺼이 목숨을 내 주고 상대방이 내 손에 죽고 싶으면 기꺼이 내가 죽여주고 나를 패고 싶다면 맞아주고 안아달라고 말하면 안아주고 사랑해 달라고 하면 사랑해주고 연대 다니고 시키는 거 다해요 인간 되기 2.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즉각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추진력 강한 사람이 되기 뛰어 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당장이라도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기 그곳이 2층이든 10층이든 24층이든 단호하게 뛰어내리기 3.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실소라도 내뱉을 수 있게 정말로 웃긴 사람이 되기 나를 본 사람들이 "그 사람 정말 웃겼지"라는 말에 동의할 수 있을 정도로 웃긴 사람이 되기 내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언행으로 배가 찢어지도록 웃게 만들기 사람들의 폐활량을 키워주는 사람이 되기 -하고 싶은 거 목록- 1. 내가 가진 돈을 다 탕진하고 맨 몸으로 가출해서 굶어 죽을 때까지 길바닥에서 살기 마치 생존게임처럼 나는 얼만큼 살 수 있을까 그 생존 시간을 기록하기 이 과정에서 구걸을 하든 폭행을 당하든 아무튼 살기 위해 뭐든지 하는 건 허용된다 단 친구들에게 무언가를 받아선 안 된다 나를 본 적이 없는 사람과만 상호작용 해야 한다 2. 내 허벅지살을 잘라서 스테이크를 정말 잘 굽는 고급 레스토랑에 가져가서 이걸 조리해주세요 하고 피를 철철 흘리면서 내 허벅지살 스테이크를 먹기 굽기는 블루 레어여야 한다 3. 육식동물이든 인육을 즐기는 싸이코패스 인간이든 걔네들에게 일용할 양식이 되어 산 채로 뜯어먹히기 이때 정신은 최대한 또렷해야 한다 뜯어 먹힌다는 게 뭔지 숨이 멎기 전까지 아주 생생하게 느껴야 한다 4. 도박마의 캬라처럼 내 시체를 어디 아마존 정글 같은 데에 던져 놓기 그래서 동물 식물 벌레 기타 등등의 양분이 되기 뼈만 남을 때까지 내 시체가 끈적끈적하고 추하게 부풀어 오르고

2021년 6월 20일

거의 2주 가까이 매일매일 엘리베이터 설치하는 일에 나가던 아빠는 이제 당분간 일이 없다며 쉬고 있다. 백신 몸살을 앓고 나서 아빠는 요 이틀간 차를 타고 시립도서관에 갔다 온다.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무협소설을 읽을 것이다. 그제 과외 보충수업을 하고 와서 아빠가 데리러 와 줬는데, 자기가 도서관에서 봤는데 너랑 엄마가 읽으면 정말 좋을 거 같다고 자기도 읽었다고 하면서 4차산업혁명 재테크 어쩌구 책을 건넸다. 책이 졸라 컸는데, 펼쳐 보니까 글씨도 컸다. 책등을 보니까 큰글씨책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아빠가 돋보기로 핸드폰과 책을 들여다 보던 것이 떠올랐다. (안경을 쓰고도 아빠는 커다란 돋보기를 손에 들고 글을 읽는다) 어제 과외 갔다 와서 낮 내내 누워서 핸드폰 하다가 낮잠을 자다가 저녁 여섯시 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아빠가 읽으라고 권해 준 책을 100페이지 정도 읽었다. 책 전체 분량은 대충 240페이지 정도다. 아빠가 최대한 빨리 읽으라고 했으니까 이 일기를 쓰고 그 책을 읽을 것이다. 로오히 비공식 솜인형을 두 개 사서 어쩌다 보니 솜인형 취미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는 아이돌 팬들만 솜인형을 만드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흥하는 만화 아니메로 바보 같이 생긴 솜인형 공식 굿즈가 존나 많이 나오기 때문에????? 사람들이 솜인형을 디자인하고 인형 만드는 공장에 소량 생산을 맡긴다는 것을 최근 들어서야 알았다. 무속성 인형이라는, 사람들이 창작을 해서 만드는 솜인형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정신 차려 보니 매일 밤 트위터로 무속성 인형들 사진을 보면서 허어억 귀엽다 EZR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인간을 본딴 바보 솜뭉치 인형에 이렇게 환장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진짜 유아퇴행했ㄴ

2021년 6월 17일

엄마는 요새 주식을 공부하고 있다. 그전까진 삶이 너무 무료했는데 주식판에 뛰어들고 주식 공부를 하느라 TV 프로랑 유튜브랑 책 기타 등등을 읽는데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한다. 자기가 2, 3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증권회사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걸 말하는 엄마는 생기가 넘쳐 보였다. 그걸 들으니까 엄마한테 내 시간을 주고 싶었다. 지금의 엄마는 29세무직정신병자번탈녀인 내 몸을 더 가치 있게 쓰고 멋진 청춘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포치타처럼... 나는 엄마의 꿈 얘기를 듣는 게 좋았어 그러니까 엄마의 꿈을 내게 보여줘 하고 엄마한테 내 몸뚱이와 시간을 양도하고 싶은 그런 기분? 아빠는 백신 몸살을 앓고 있다. 어제 엄마랑 나랑 각자 돈 버는 일을 끝내고 집에 여덟시 사십오분 즈음 도착했고 보통은 아빠가 늦은 저녁을 차린다. 아빠가 끙끙 앓는 바람에 나 아니면 엄마가 저녁을 차려야 했는데, 엄마는 하루 종일 일하느라 힘들어 보여서 그냥 내 돈으로 굽네치킨이랑 시카고피자 세트를 시켰다. 그걸로 일용할 양식을 먹고 뒷정리까지 내가 다 했다. 아빠는 아프다고 하는데 엄청 잘 먹었다. 아빠는 언제나 잘 먹는다. 냉장고에 있던 샐러드까지 야무지게 먹고 아빠는 나한테 고맙다고 딸밖에 없다고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설거지 하고 식탁도 닦은 다음에 내 방으로 돌아가서 핸드폰으로 트위터를 보는데 연숙이가 작업실 빼는 거 도와줄 사람을 찾고 있길래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게 바로 오늘인데, 방금 전 연숙이가 일정이 변동되어서 오늘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얼음을 잔뜩 넣은 몬스터에너지를 마시면서 책상에 앉아서 일기를 쓰고 있다.  당분간은 취업 준비와 관계 없는 철학책 문학책 아무튼 사놓고서 1나도 안 펼친 책을 읽는 걸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아니, 보낼 수밖에 없다. 일기 빼고는 어떤 글도 쓸 의욕이 없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 공부도 하기가 싫다. 이건 미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빨리 찾아온 무더위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2021년 6월 16일

친오빠 드디어 자취함… 거실에 있는 화장실 슬리퍼 <- 오빠가 가져가서 내가 기숙사 살던 시절에 편의점 왔다갔다 하는 용으로 산 삼선 슬리퍼가 놓여져 있음… 그리고 엄마랑 아빠가 오빠 방에 있던 책상 버리고 대청소하고 침대 배치 옮기고 어쩌구 저쩌구 하니까 엄청나게 방이 휑해져서? 옛날 속담인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다 EZR이 생각나고… 아무튼 그랬음… 저번 금요일에도 쏘넛집 가고 월요일에도 쏘넛집 갔는데? (월요일 저녁에 신촌 근처에서 볼일이 있어서) 쏘넛집 너무 좋음... 그리고 나한테 너무 잘해줌... 친구들이 날 걱정해 줄 때마다 감사하고... 미안.. 아니 고맙고...(아니 우리 미안해하지 말고 고마워하기로 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매일 3번 감사의 정권 지르기 뿐이네 ? .... 월요일엔 오랜만에 캐담상을 뵈었고 언제 7, 8월에 썽훈이랑 셋이서 같이 보자고 약속했다!!  화요일인 어제는 소벨상 만나서 홍머 아니메이또 가고... 굿즈 존나 사고... 홍차 전문 티하우스 가서 차 마시고 (존니 덥고 나에 경우 홍차를 마시면 속 쓰릴 거 같아서 그냥 레몬 앤 진저 아이스 허브티를 마셨다) 아이패드로 똘추빙빙 낙서하고 아무튼 오타쿠 얘기? 실컷 했다 그리고 술주스핀이라는 같은 장르를 파게 될 줄 몰랐으며... 술주스핀 본지 최근 전개에 대해 소벨상에 대한 감상도 듣고... 그리고 생일 선물로 여름용 파자마원피스를 받았는데 집에 와서 입어보니까 전니 시원했다!! 근데 옷감이 너무 얇아서 시스루 되기 때문에 잘때만 입어야 할듯!! 이제 "킹대야" 올 때 입으면 될 거 같다. 간밤에 입고 잤는데 새벽 되니까 추...추워... 하면서 긴팔잠옷으로 갈아입음... 아무튼 내 방엔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이제 불지옥 펼쳐지면 엄청 유용하게 입을 거 같다 아리가또우 소베루사마

2021년 6월 9일

어제부터 어지러움이 시작됐다. 중학생 시절부터 가끔씩 이렇게 어지러움을 겪는 일이 많았는데 중딩 때는 이비인후과에 가서 이석증 검사 받아봤었는데 이석증은 없고 스트레스성인 거 같다면서 신경안정제를 줬고 그 이후로는 어지러워도 그래... 그놈의 '신경성'이겠지 하고 그 시간을 견딘다. 인터넷에 어지럼증과 관련된 병을 검색해봐도 해결책 <- 술담배카페인을 자제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마세요 라서 예... 되고... 저번 주에 면접 봤던 곳에서는 불합격 문자를 받았다. 불합격자에게는 따로 통보 안 한다고 해서 이미 떨어졌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문자로 확실히 통보해주니가 뭐....  웃어야겠지 이제까지 취업 면접을 본 게 두 번 정도였는데 면접에서 '철학자가 되려고 석사과정까지 밟았지만 그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취업을 결심하게 되었고 출판업과 관련된 경험은 퀴어플라이 편집장을 했던 거고 시켜만 주신다면 정말 회사의 충실한 부속품이 되겠습니다' <- 를 떨리는 손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어떻게든 두서 있게 말하려고 했지만 횡설수설하고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아이컨택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모습을 회상하고 있다. 면접을 못 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면접관들이 나를 신기하게 보는 듯한 그런 눈빛이 잊혀지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덜 신기하고 진실되게 성실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든다. 모르지... 자소서를 다시 써야 할 거 같고 출판업계로 구직을 희망한다면 한겨레어쩌구같은 데에서 출판 관련 단기 강좌라도 들어서 이.꾸 (이력서 꾸미기)라도 해야 할 거 같기도 하고 아니면 이 시간을 견디면서 누가 돈 주고 볼 만한 글을 기획하는 것도 좋겠고... 아무튼 정체되어 있는 것보다 뭘 하는 게 좋긴 하겠지....

2021년 6월 4일

기분아~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moves like a jaggy 한거야~? 한영이 새로 이사가는 집 청소 도와주는데 기분 계속 수직하강해서 못 참고 택시 타고 집 왔고 (진짜 택시 한번 맛들이니까 3만원 나가는 거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거 억회 못 고치나 ㄱ-) 누워서 오타쿠 계정으로 연숙이가 옛날에 진격팠을 때 올린 연성 보면서 ㅋㅋ했는데도 기분이 ㅆㅂ 나아지지를 않는 것이었다 내일 과외도 그냥 일요일로 미루고 ㅎㅎ이제 불금 즐겨보실까나~ 이랬는데 금요일 을 불태우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불태우고 싶었고? 어디 잘 드는 사시미칼로 내 몸뚱이 부위별로 해체하는 상상만 들고? 머가리는 존내 아프고? 근데 기절약 쳐먹어도 쉽게 기절 당하지 않을 거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거에? 책상 앞에 앉아서 죽은눈깔 뜨고 있다가? 이런 때는 답이 없다 일기를 쓰면서 존버하자 참자 웃어야겠지 웃자 웃자 웃자 이러고 컴퓨터 켰다 뭔가 잘 살고 한창 즐겁다가도 갑자기 기분 수직하락하면서 책상 뒤엎듯이 내 목숨 뒤엎는 생각 빠르게 소멸하고 싶다는 생각 아무튼 이런 수직하락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장맛비처럼 쏟아지면 진짜 뭐랄까??? 어떻게든 열심히 즐겁게 살고자 노력했던 게 다 의미가 없는 거 같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붙든다 진짜로 웃음을 놓치는 순간 나는 당장 숨이 끊어질 것 같다 진짜로... 살기 위해 웃음을 강요하고 있다 나 자신에게 웃고 싶지 않은 나와 웃음을 강요하는 내가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자꾸 져요 어쩌구 침착맨 짤?  숨이 멎기 전까지 계속 웃어야 한다는 걸 생각하니까 다 그만두고 싶다 웃는 건 남을 위해서다 적어도 나를 위해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안 웃을 수도 없다 안 웃는 게 날 위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밥을 잘 먹었더라면 벌을 받지 않았을까? 기분이 존니 안 좋을 때 정말 특히 좆같은 거는 지금 내가 느끼는 게 다 누군가가 행하는 고문이나 징벌같다고 생각해 버리게 되는 건데... 이 일기도 지금 반성문을

2021년 6월 2일

어제는 면접을 보고 왔다. 긴장 별로 안 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손을 떠는 걸 보고 면접 보는 분께서 한숨 돌리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음료수를 가져다 주셨다. 굉장히 대화?하는 느낌으로 1시간 정도 면접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습해서 몹시 기분이 언짢았다. 이러다 아무 이유 없이 홧김에 툭하고 자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 내 허벅지 넙다리뼈를 따라 고기를 손질하듯 허벅지살과 뼈를 깔끔하게 분리하고 싶다는 상상, 목을 매달아 목뼈가 분리되는 상상 이런 것들을 종종 하는데... 그냥 높은 곳을 바라보며 여기서 떨어지면 어떨까? 같은 호기심에 가깝지 실제로 그걸 실행하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지는 않고 그냥 그런 상상에 꽤나 몰두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면접 본 회사에 떨어진다면 그냥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사람들이 날 어려워하는 것 같다는 망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나는 정말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할 자신이 있고 사람들의 별 거 아닌 이야기도 잘 듣고 거기에 맞는 대답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이걸 다 연기로 보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분위기 좆창내지 않도록 어떤 말이 나와도 해맑게 웃고 긍정적으로 구는데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대체 왜 '진정성'까지 바라는 걸까? '진정성 있게' 연기하는 것을 연습해야 하나? 그래, 그래야겠다. 그런데 진정성을 연기한다고 생각하니 굳이 그렇게까지 힘들게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