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0일
거의 2주 가까이 매일매일 엘리베이터 설치하는 일에 나가던 아빠는 이제 당분간 일이 없다며 쉬고 있다. 백신 몸살을 앓고 나서 아빠는 요 이틀간 차를 타고 시립도서관에 갔다 온다.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무협소설을 읽을 것이다. 그제 과외 보충수업을 하고 와서 아빠가 데리러 와 줬는데, 자기가 도서관에서 봤는데 너랑 엄마가 읽으면 정말 좋을 거 같다고 자기도 읽었다고 하면서 4차산업혁명 재테크 어쩌구 책을 건넸다. 책이 졸라 컸는데, 펼쳐 보니까 글씨도 컸다. 책등을 보니까 큰글씨책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아빠가 돋보기로 핸드폰과 책을 들여다 보던 것이 떠올랐다. (안경을 쓰고도 아빠는 커다란 돋보기를 손에 들고 글을 읽는다) 어제 과외 갔다 와서 낮 내내 누워서 핸드폰 하다가 낮잠을 자다가 저녁 여섯시 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아빠가 읽으라고 권해 준 책을 100페이지 정도 읽었다. 책 전체 분량은 대충 240페이지 정도다. 아빠가 최대한 빨리 읽으라고 했으니까 이 일기를 쓰고 그 책을 읽을 것이다.
로오히 비공식 솜인형을 두 개 사서 어쩌다 보니 솜인형 취미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는 아이돌 팬들만 솜인형을 만드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흥하는 만화 아니메로 바보 같이 생긴 솜인형 공식 굿즈가 존나 많이 나오기 때문에????? 사람들이 솜인형을 디자인하고 인형 만드는 공장에 소량 생산을 맡긴다는 것을 최근 들어서야 알았다. 무속성 인형이라는, 사람들이 창작을 해서 만드는 솜인형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정신 차려 보니 매일 밤 트위터로 무속성 인형들 사진을 보면서 허어억 귀엽다 EZR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인간을 본딴 바보 솜뭉치 인형에 이렇게 환장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진짜 유아퇴행했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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