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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30일

입맛은 여전히 moves like a jaggy고... 주식은 기숙사 편의점 김밥이고... 스트레스 받을 것은 천지인데 애써 외면하고 있고... 늘 졸리고 피곤하고... 화내는 법을 까먹었고... 힘들다고 하면서 열심히 게임 하고 있고.. 왜냐하면 미쳐 버릴 거 같아서... 그럼에도 이만하면 잘 살고 있다... 예전부터 수업은 라캉 빼고 죄다 가기 싫긴 했지만 최근에는 더더욱 수업에 가기 싫은데 그 이유는 거기서 대학원 동료들을 맞닥뜨리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하는 것들을 들으면서 내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공부를 못 하고 있다는 것을 어쩔 수 없이 확인하게 된다. 남들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레 그들과 나를 비교하고 내가 바보라는 것을 깨달으니까 그냥 만나기가 싫다. 그리고 그들의 호들갑을 들으면서 속으로 짜증이 난다. 님들아 씨발 저는 한 달 넘게 레스폰스 페이퍼 제출 안 했거든요? 리딩 하나도 안 했거든요? 대학원 들어와서 내가 생각보다 가난하고 공부에 집중하기 힘든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는데 뭐 내가 이들 중에서 제일 가난하고 비참한 상황 확인하고 절망해봤자 도움이 될 게 1나도 없는 거 아는데 왜 가난하고 힘든 사람이 억하심정을 가지고 남들에게 공격적이 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도 나보다 더 많이 가졌고 더 잘난 사람을 질투하지 않는 것까지는 어떻게 된다. 그런데 사실 솔직하게 질투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냥 나는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들만큼이나 나보다 더 부유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허무주의와 염세주의에 빠지고 만다. 사람에게는 각자의 불행이 있고 자기 불행이 제일이지.. 이러는 순간 라이프니츠가 등장해서? 너가 그런 불행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네가 아니란다? 라고 말하고? 나는? 아니 나로 있고 싶지 않은데요? 살고 싶지 않은데요? 부당거레 당헷는데요? 라고 말하는 그 순간?

2019년 5월 23일

이번주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는데.. 과외 일이 녹록치 않게 굴러갈 거 같고 (아직 짤리는 건 아님) 이번주에 생일이었고 마누라는 작년에도 이어서 올해도 생일 까먹어서 (이유: 정신 없이 바쁨) 관계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는데 일단은 통화로 이야기하고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면서 아직은 마누라와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건 넘어갔다. 그리고 친구들한테 생일 축하를 받았고 (랙돌사마한테 아주 귀여운 장발카나타 인장 선물 받았다) 간밤에는 푸름님 집을 빌려 대학원 동기들 및 망트와 생일 파티를 열었다. 그리고 개 같은 학기말이 다가온다 매독 같은 학기말이 다가온다 라이프니츠 관련 페이퍼가 제일 문제다 아니 그냥 하루하루를 무사히 넘기는 것이 제일 문제다 정병원에서 식욕촉진제라는 것을 추가로 처방 받아 5일째 먹고 있는데 안 먹는 것보다는 식욕이 도는 거 같지만 여전히 밥은 먹기 싫고 건강이 썩창나는 것을 느끼고 있다 무리를 하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 정말 어려운 거 같다 새로운 인간관계가 많이 생겼고 이것들에 대해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애쓰고 있다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힘들다 아무튼 결과가 중요해 결과중심주의 사회? 아무튼? 결과가 중요한데? 남들 기준에 너무 맞춰서는 안 되는? 그런? 어려운 상황? 가방에서 어떻게 뭔가 비밀번호가 이상하게 눌렸는지 어쨌는지 모르겠는데 아이패드 이새끼가 어제 비활성화돼서 수업 시간 반절을 아이패드 복구하느라 듣지를 못했고 (그리고 데이터 다 날려먹음 엄청 중요한 건 없으니까 다행이긴 함) 노트북은 갑자기 화면이 1초에 1억번씩 깜빡거려서 무슨 기계의 반란이라도 일어난 줄 알았다 노트북 화면 액정에 문제가 생긴 거 같은데 이거 AS 맡기는 것도 일이고 노트북 그냥 버리고 데스크탑 아이패드로 일단 살아볼까 싶기도 하고 아 정말 기계들이 이번주에 나한테 너무했다 ㅋㅋ 읽어야 할 책도 많고 헤쳐나가야 하는 일도 많고 아무튼 나는 외롭다

2019년 5월 13일

일요일에는 과외 끝나자마자 기숙사로 돌아와서 한숨 자고, 저녁을 먹으러 녹두에 갔다. 육쌈냉면을 먹고 만화방에 가서 카케구루이를 읽었다. 만화방에 있은지 3시간이 지날 무렵 5권 중간 즈음을 읽고 있었고, 어깨랑 목이 너무 결려서 기숙사로 돌아왔다. 그리고 기숙사에 와서 카케구루이 이북을 현재 정발된 것까지 사고, 누워서 만화방에서 읽었던 것 이후부터 읽었다. 박사과정이신 룸메이트는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 무언가를 읽고 쓰고 있었다. 대략 한시 반 즈음에 아이패드를 덮고 눈을 감았는데, 아마 룸메이트 분은 밤을 꼴딱 새우신 것 같았다. 백색소음 같은 타자 치는 소리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잠결에 들렸다. 일어나서 다시 읽다 만 만화책을 마저 읽고 열한시 반에 기숙사 식당에서 냉모밀을 먹었다. 먹고 나서 아침약을 먹었는데 (시간은 이미 정오지만) 다시 자고 싶어서 누워서 잤다. 자면서 발작하듯 여러 꿈을 꿨다. 성적인 꿈을 꿨던 것 같다. 눈을 뜨고 다시 잠들고 싶었는데, 잠이 오지 않고 머리가 아파서 겨우 일어나서 씻고 카페에 왔다. 카페로 가는 길에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머리가 무겁다. 고통받고 있는 느낌이 좋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착각, 몸이 내 곁에 있어서 덜 외롭다는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이 자기가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를 역설하기 위해 잠을 4시간만 자고 너무 졸려서 계단에서 굴러 넘어지고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밥을 갈아 마시는 짓을 했다는 것을 ‘자랑’마냥 말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 또한 그런 비슷한 짓에 심취하고 있는 것이다. 잠을 많이 자는 대신에, 깨어 있는 동안 먹지 않고 피로한 상태로 해야만 하는 일을 꾸역꾸역 수행한다... 그리고 그런 수행은 늘 실망스럽다. 내가 나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대단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도록 애를 쓴다. 내가 하는 것은 늘 대실망쇼, 실패한 것이라 크게 떠든다. 사실 누군가가 내가 한 것들을 보고 나에게 ‘실망스럽구나

2019년 5월 10일

피히테 세미나 너무 힘들다... 이유: 너무 좋고 너무 어려움 선생님한테 잘 보이고 싶고 피히테 텍스트도 흥미로운데 문제는 독일어를 너무 못 하고 내가 많이 지쳐서 충분히 준비를 못 해가서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일단 아침 10시에 시작하는 것도 에바고.. P사마한테 하는 게 너무 많고 많이 누워 있기는 한데 아무튼 너무 힘들고 밥도 못 먹고 살이 4키로가 쑥 빠져 버려서 걸을 때마다 현기증을 느끼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아무튼 죽고 싶다고 아침에 징징대고 세미나 쉬는 시간에도 선생님한테 징징거렸다.. 그래서 수치스럽다. 그리고 P사마가 자기 게으른 거 같다고 자괴감 느끼게 만들어서 그것도 미안하고 그렇다... P사마한테 고통 자체에는 의미가 없다는 친구 블로그에서 읽은 문구를 이야기하면서 전혀 그런 자괴감 느낄 필요 없다고 열심히 말했는데 사실 내가 할 말은 아니다. 선생님은 너무 힘들면 세미나 빠지거나 아니면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준비하고 와서 그냥 듣는 것(물론 스트레스를 받겠지만)을 추천하셨는데 아무튼 수치스럽고 그랬다.. 새삼 일하면서 공부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곱씹으면서 세미나 중간에 눈물 나려는 것을 꾹 참느라 힘들었다. 내가 왜 이런 사서 고생을 한단 말인가? 그냥 공부 포기하고 건실한 노동자 할까?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가장 포기하고 싶은 건 불안이다.. 하지만 그건 너무 끈적하게 나한테 달라붙어 있다. 울어버리고 싶은 걸 참으면서 나는 또 힘든 상황에 발을 들이밀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아무 것도 안 할 것이다. 나한테 있어 쉽고 즐거운 일이 없다. 잘 모르겠다.. 내 자의식 과잉 때문인지 친구 아닌 사람들이랑 이야기할수록 외로움만 느끼고 죽어버릴 것 같고 공부만이 답인 것 같은데 모르겠다... 댜른이는 너무 외국어를 잘해서 질투난다... 사실 나 빼고 다 질투난다. 나는 광대 노릇을 하면서 간신히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역시 막스 베버 분의 직업으로서의 학문은 좋은 책이다. 마침 생각난 김에 책장

2019년 5월 2일

새로운 한 달이 시작되었다.. 기숙사비 20만원이 빠져나가고 라캉 발제는 드디어 끝이 났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밀린 이불빨래 온갖빨래 화장실청소 방바닥청소를 했다. 룸메이트 분은 집안 일로 일주일간 기숙사를 비우셔서 매일 밤 게임을 하고 있다. 2월 말 이후로 안 했던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를 했는데 오랜만에 하니까 재밌었다.. 간밤엔 유비소프트식 오픈월드 반복퀘스트가 지겹다는 사람들의 평가를 이해하게 되었는데 아까 저녁에 또 했다. 아마 이 일기를 다 쓰고 나서 또 할 것이다. 이번주에는 엄마한테서 카톡이 오지 않았다. 보통 일요일 밤에 기숙사 잘 들어갔냐고 카톡을 하고, 수요일이나 목요일 즈음에 밥은 잘 먹고 있냐는 식으로 카톡을 보내곤 했다. 엄마가 카톡을 보내지 않았다는 것을 의식하자, 엄마한테 길들여졌다는 것을 깨닫고 좀 죽고 싶었다.. 진짜 죽고 싶진 않았다. 사실 진짜 죽고 싶었던 건 저번 금토일이었다. 일요일에 댜른이랑 새벽 세 시까지 요새 느낀 것들과 시시콜콜한 잡담들을 하고 나서는 그리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좀 심각하게 식욕부진을 겪고 있다. 배가 고픈데 뭘 먹으면 토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 뭘 먹기가 꺼려지고, 몸이 영양분을 갈구해서 뭔가를 먹으면 실제로도 속이 더부룩해서 그렇다. 허이모가 일하는 과사무실에 들러서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고 정신과 관련 약 부작용일 가능성이 큰 것 같다는 생각을 굳혔다. 이번 토요일에 다시 병원에 갈 생각이다.. 아무튼 허이모 과사무실에서 논문 두개 정도를 출력하고 허이모랑도 이것저것 이야기했다. 허이모한테 엄마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고 털어놓으니까, 그 울음소리는 너희 엄마가 아니라 네 울음소리겠지 라는 답을 들었다. 아마 그럴 것이다. 엄마든 친구든 누군가의 울음소리는 이미 내 것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아니면 애초부터 내 울음이었거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은 달라지진 않았지만 요새는 감사함과 웃음소리도 느끼고 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