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5일
1. 당장 떠오르는 내 미래 계획이란 내년에 자취를 하든 부모님 집에 얹혀 살든 플4 프로를 사겠노라는 것뿐이다. 공부 계획은 어느 정도 잡혀 있으나 그렇게 의욕적이지 않고, 생계비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말로 아무 생각 없다. 의욕적이고 구체적인 미래 계획이란 내가 무엇을 살 것이고 어떻게 놀 것인지에 대한 것밖에 없다. 나는 정말로 내년에 큰 모니터와 (최소 32인치 이상의) 플4 프로를 사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2. 정말 요즘 절실히 느끼는 것은, 사람들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여유가 꼭 필요하다. 생계에 대한 여유도 생기기 어려울 정도로 빠듯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요즘 시대에 정신적 여유를 추구하자는 말조차 하기 힘든 것 같다.
나는 사람들이 날이 많이 서 있다고 느낀다. 비판 의식을 갖는 것과 날이 서 있는 것은 다르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 중 한분이 "분노가 기본 정서가 아닌 지식인들을 혐오하기까지 한다"라는 문장을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 분노는 비판 의식을 갖는 데에 첫걸음이 될 수 있지만 결국 거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정말로 그렇게 살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인간이 나약하기에 가질 수 있는 인간만의 선량함을 믿고 어떻게든 어떤 사람과의 대화 가능성과 설득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앞으로 나 자신이 엄청나게 훼손당하는 일을 겪게 되더라도, 그 때문에 이런 결심을 내버리고 인간을 혐오하고 세상을 등진 채로 살 수도 있을 것이나, 나는 나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든 지금 내가 바라고자 하는 삶을 살아갈 것을 다시끔 다짐하리라 믿고 있다. 앞으로 내 생각이 어떻게 바뀌든, 지금 이 순간의 나의 다짐은 진짜이고 이 다짐은 옳다고 믿는다.
요새 내가 읽은 철학자들은 결국에는 인간에게 희망을 품는 긍정적인 사람들이다. 나는 그 긍정이 단순히 생각이 없는 긍정이 아닌, 끝없는 부정과 의심과 비판 끝에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들을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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