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1일


만 24세가 되는 생일을 맞아서야 깨달은 게 있는데 그것은 내가 내 생일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때 그리 만족스러운 교우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어떤 애의 생일파티에 초대되지 못했다는 것과 더불어 엄마아빠가 생일파티는 낭비라고 생각해서 성대한 생일파티를 열지 못했다는 것이 나에게 강렬한 결핍의 경험으로 자리 잡았다는 걸 깨달으니 쓸쓸하게 우스웠다. 유독 내가 생일 즈음만 우울했던 게 다 이러한 결핍에서 나온 기대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어버렸다.

자아라는 것을 갖추고 나서 늘 외로움을 겪었지만 나이가 들도록 그 외로움에 대한 공포는 줄어들 생각을 안 하고 오히려 더 커지기만 하는 것 같다. 앞으로 의미 있는 인간관계라고는 별로 없는 시시한 삶을 살게 될까봐 두렵다.

아니, 부모님께 생일 선물로 20만원 받으면 됐지...뭐....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샤오미 게임패드 리뷰 및 샤오미 pc에 연동하는 방법

2022년 2월 10일

2021년 1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