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8일, 20일
2019년 8월 18일
음 그저께 어제 자살 1초 전 표정 지었더니 엄마아빠가 밥이랑 카레 싸주고 5만원 용돈 주고 기숙사까지 데려다 줬다. 아무튼 너 행복한 것을 하라고 석사도 힘들면 설렁설렁 하라고 그런데 대학원 자퇴는 에바고 힘들더라도 석사 학위는 따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데려다 줬다. 엄마아빠가 우리의 청소년기를 방치했다는 사실에 후회공 모먼트를 또 한 번 보여서 아무튼 흠 흠미 됐고 돈 빌려달라는 소리 없이 5만원을 받아서 개꿀 됐다
2019년 8월 20일
고민 끝에 마누라에게 지금 이 세미-결혼 관계로는 나는 만족할 수 없고 나는 오픈 릴레이션쉽을 꼭 해야겠다 그리고 이 사실을 언니한테 말하는 게 내가 나한테 부여한 윤리고 아무튼 언니가 내가 다른 사람이랑 섹스하는 사실을 그냥 견디는 거라면 슬픔을 꾹 참는 거라면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그런 거 같다면 헤어져야 할 거 같다 이렇게 말했더니 너는 참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원해서 ‘나의 의지로’ 헤어져야 하는데 왜 그 책임을 자기한테 전가하느냐, 너는 다른 사람이랑 자는 것에 대해 너 자신에게 떳떳함을 느끼려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나를 괴롭게 하는 말을 하는 거냐고 차라리 몰래 했으면 나았을 거라고 너의 그 알량한 윤리가 나보다 더 소중하냐는 말에 응 미안해 라고 대답해버렸다.
언니는 니 마음대로 해 라고 대답했다. 헤어지고 싶으면 헤어지고 자고 싶으면 자라고, 혹시 여러 명 만나다가 자기보다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거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자기랑 헤어지고 그 사람으로 갈아타도 된다고, 그렇게 말했다.
헤어지고 나서 (관계를 끝냈다는 뜻이 아니라 빠요엔 했다는 뜻) 톡으로 다음주에 만나고 싶으면 연락하라고,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무리해서 톡하지 말라고도 말했다. 슬펐다. 내게는 슬퍼할 자격이 없다. 나는 뻔뻔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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