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9일
글쓰기 조교일 중간과제 최종첨삭이랑 채점하는 일이랑 휴학 관련해서 선생님들이랑 면담하고 그런 것들을 하면서 많이 피곤했다는 것을 느꼈다. 졸린 건 일상이라서 낮에 두 시간 앉아 있으면서 내내 졸립고 입술이 부르텄는데 (이건 물론 요새 날씨가 건조한 탓도 클 것이다) 내내 '지쳤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어제 입술이 찢어지고 피가 날 때 아 내가 많이 피곤하구나 라는 생각에 닿을 수 있었다. 늘 항상 피곤해서 피곤함에 둔해진 것이다. 앞으로 둔해지지 말자고 다짐했다. 졸리면 자고 입술이 트면 바세린을 바른다. 그 정도만 해도 나 자신을 많이 돌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튼 끈덕지도록 바세린을 발라서 지금은 아랫입술 가운데가 다시 붙었다. 입술 가장자리는 여전히 트긴 했지만, 아무튼 하품하면서 피 보는 일은 없어졌다. 간밤에 젤다 야숨을 하느라 늦게 잤다. 오후 한 시 즈음에 편의점에 가서 김밥을 사서 먹었는데 오후 두 시 수업 망했다 누워있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수업에 들어왔고 생각보다 들을 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기도 쓰고 준호랑 채팅도 하고 알라딘에서 책 보고 딴짓은 뭐 늘상 하듯 했다. 그래도 전과는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졸린 거랑 별개로 내 몸이 그리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 좋다. 식도가 몹시 쓰리다. 혀를 닦지 않고 이만 닦았는데도 헛구역질이 나왔다. 식욕이 없는 것만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 수업 중간에 누군가가 자기의 생각을 말하면서 "식욕이 없지만 먹방?이라든지 길거리에서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으면 식욕이 도는 것처럼..."이라고 했는데 앞뒤 맥락 무시하고 그 말에만 꽂혀서 '그게 식욕이 없는 거라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식욕이 없다는 건 말이야... 배고파서 현기증 날 정도로 당이 떨어졌는데 목구멍이 꽉 막힌 그런 걸 말하는 거야... 음식 냄새를 맡으면 토할 거 같은 기분이 드는 게 바로 식욕이 없는거라고. 뭐 이런 생각들... 정말 몇몇 순간을 빼면 몇년 간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