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3일
저번 일기에서 "아직 보지도 못한 룸메이트에게 적대감을 느꼈다"라고 적은 게 죄스러울 정도로 룸메이트는 좋은 분이었다. 그래서 기숙사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다. 아무튼 대학원 생활은 2주차고, 그럭저럭 견딜 만하다.
견딜 만한가? 오늘 저녁 수업이 끝나고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쌍화차를 사 가지고 기숙사로 돌아오면서 계속 그런 생각을 했다. 책은 어떻게 잘 읽히고 사람들 말도 잘 들리고 그러는데, 이게 맞는 건가? 아니야 후회하지 말자 같은 아수라 대사를 곱씹었다. 목이 칼칼하고 감기 기운이 있고 피곤해서 생각이 부정적인 쪽으로 흐르는 걸까?
며칠 전에 연구실에서 수업 리딩자료를 읽으면서, 그래도 이게 나에게 덜 나쁜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 취직해서 일을 하고 있었어도 불안함을 느꼈을 거고 이게 맞는 건가? 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공부를 하는 건 힘들지만 재미가 있다. 재미가 있나? 진짜인가?
대학원 생활은 준-직장 생활 같아서, 말하자면 직장 동료인 대학원 동기들과 같이 공부를 하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이야기를 한다. 나는 운이 좋게도 마음이 맞는 대학원 동기들을 적어도 셋은 사귀었다. 나 홀로였으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에게는 늘 감사한 마음 뿐이다. 나는 내가 하는 행동들과 내가 내뱉는 말들이 '적절한지' 확신할 수가 없다. 확신할 수가 없으니까 병이 생겼겠지. 너무 과한 회의주의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망친다. 정상이 뭐지? 일상이 뭐지?
어쨌든 바쁘다. 마음가짐의 문제일수도 있다. 미리 잘 준비해놔야 하고 모든 것을 완벽히 해야한다는 강박이 작동해서 바쁜 거일수도 있다. 아닌가? 하지만 대학원 수업 3개를 듣는 건 바쁜 일이긴 하다.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어서, 컵라면을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일기를 쓰기 전 항불안제를 먹었다. 곧 자야하니까 비염약도 먹어야 하고 취침약도 먹어야 하고 감기약도 먹어야 한다.
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고, 언제쯤에야 넌 무언가를 놓치고 있어, 따위의 나를 부정하는 내면의 말을 극복해낼 수 있을까? 언젠가는 올 것이다. 정말 올까?
견딜 만한가? 오늘 저녁 수업이 끝나고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쌍화차를 사 가지고 기숙사로 돌아오면서 계속 그런 생각을 했다. 책은 어떻게 잘 읽히고 사람들 말도 잘 들리고 그러는데, 이게 맞는 건가? 아니야 후회하지 말자 같은 아수라 대사를 곱씹었다. 목이 칼칼하고 감기 기운이 있고 피곤해서 생각이 부정적인 쪽으로 흐르는 걸까?
며칠 전에 연구실에서 수업 리딩자료를 읽으면서, 그래도 이게 나에게 덜 나쁜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 취직해서 일을 하고 있었어도 불안함을 느꼈을 거고 이게 맞는 건가? 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공부를 하는 건 힘들지만 재미가 있다. 재미가 있나? 진짜인가?
대학원 생활은 준-직장 생활 같아서, 말하자면 직장 동료인 대학원 동기들과 같이 공부를 하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이야기를 한다. 나는 운이 좋게도 마음이 맞는 대학원 동기들을 적어도 셋은 사귀었다. 나 홀로였으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에게는 늘 감사한 마음 뿐이다. 나는 내가 하는 행동들과 내가 내뱉는 말들이 '적절한지' 확신할 수가 없다. 확신할 수가 없으니까 병이 생겼겠지. 너무 과한 회의주의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망친다. 정상이 뭐지? 일상이 뭐지?
어쨌든 바쁘다. 마음가짐의 문제일수도 있다. 미리 잘 준비해놔야 하고 모든 것을 완벽히 해야한다는 강박이 작동해서 바쁜 거일수도 있다. 아닌가? 하지만 대학원 수업 3개를 듣는 건 바쁜 일이긴 하다.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어서, 컵라면을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일기를 쓰기 전 항불안제를 먹었다. 곧 자야하니까 비염약도 먹어야 하고 취침약도 먹어야 하고 감기약도 먹어야 한다.
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고, 언제쯤에야 넌 무언가를 놓치고 있어, 따위의 나를 부정하는 내면의 말을 극복해낼 수 있을까? 언젠가는 올 것이다. 정말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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