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6일
나는 왜 이렇게 졸린 사람? 인가? (나는 왜 이렇게 똑똑한가? 나는 어째서 하나의 운명? 인가? By 니체)
12시간 자도 졸림
그 정도 되면 이불과 매트리스 사이에 껴 있어도 잠은 안 옴
그렇다고 일어나서 뭘 할 수는 없음
그래도 배가 고프고 허리도 배기니까 어찌저찌 일어남
그리고 내게 주어진 운명을 저주함
아마 환절기+수면유도제의 환상적 콜라보로 이렇게 된 것일 터
더불어 코로스사태로 인한 개강연기 및 침체된 사회분위기 등등에 영향을 안 받았다고 할 수는 없음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졸린? 일인가?
이렇게까지 뭐에 집중을 못할? 일일까?
섹슈얼리티 수업 리딩은 다 아는 내용인데 그래도 한 번 정독하는 게 예의지 싶어서 읽는데 다 아는 내용이고 영어로 쓰인 것치고 쉽지만 아무튼 집중 안 됨
푸름이네 가서 책상에 앉아서 아이패드로 리딩자료 읽다가 바로 옆에 있는 침대에 누웠다가 졸려서 눈 감았는데 잠 안 와서 다시 일어나서 마저 읽다가 닌텐도 삼다수로 튀동숲을 했음
이제 박물관 2층 지을 돈은 다 모았고 내 집 대출금만 갚으면 되는데 (튀동숲 이야기입니다) 돈 많이 벌려면 남쪽 섬에 가서 해녀질을 해서 해산물을 채집하고 낚시를 해서 물고기를 낚고 잠자리채로 온갖 희귀한 벌레를 잡아서 다시 마을로 상경해서 팔고 이 짓거리를 1억 번 정도 하면 된다
쓰고 보니 완전 노가다인데 게임이니까 하고 있음
어째서 게임은 멍하게 하게 되는 거지 이런 개 노가다 버튼 누르기를
차라리 현실에서 노가다를 하고 보증금이나 모으지
그러나 현실 노가다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게임기 버튼을 눌러대는 것보다 10억배 힘들고 어렵다
그래서 이 세상에 비극이 넘쳐나는 거겠지
하지만 나보다 불행히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는데 (뇌절 그만)
푸름이랑 피자 먹으면서 나는 왜 이렇게 졸린지, 그리고 왜 이렇게 안정감을 못 느끼는지에 대해 토로했다
내가 만약 기숙사가 아니라 괜찮은 나만의 집에서 살았다면 안정감을 느꼈을까?
거의 대부분의 친구들은 내가 7년간 기숙사에 살았다는 사실에 놀란다
자기만의 방이 없는 생활 부지런하지 않으면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음 그러나 그것 빼고는 모두 좋음
하지만 누군가와 공간을 공유한다
그렇지만 나는 푸름이 자취방에 와서 매우 편안하게 푸름이의 책상과 의자를 차지하고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했다
하지만 친구와 그냥 룸메이트는 다른 건 사실이다
그리고 계속 친구와 같은 방을 쓰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를 일이다
부부도 자기만의 방이 없으면 빡쳐하는 상황에
나는 괴롭다
언제는 안 그랬냐마는
그러다가 초 6 시절 친구 1나도 없는 찐따 시절에 같이 어울려 다닐 무리가 없어서 혼자서 에버랜드를 돌아다니고 나중에는 벤치에 앉아서 약 두어 시간을 아무 것도 안 하고 멍 때리고 있었던 적을 떠올렸다
벤치에 앉아 있을 때는 정말로 지루했다 외롭기도 했지만 그때는 부차적인 문제였다
그때는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이고 핸드폰은 있었지만 나는 핸드폰이 없었고 아마 닌텐도 DS랑 PSP 게임기가 있던 시절이지만 게임기도 없었다
나에게는 만 원도 안 되는 돈밖에 없었고 나는 놀이기구를 싫어했다 (이유: 멀미)
혼자서 대관람차를 탔을 때 같은 반 남자애가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그런 걸 타냐고 놀렸던 게 떠오른다 (씨발 너도 초딩이잖아)
아무튼 그런 것을 떠올리며 그때처럼 괴로운 적은 없었고 그때 그 순간에는 이 괴로움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괴로움은 무덤덤한 것으로 기억되었다
이런 것들이 신기하다
오늘 느끼는 괴로움 또한 내가 근시일 내 황천길 익스프레스 열차를 타지 않는다면 그냥 무덤덤한 사실로만 기억되겠지
그런 것들이 덧없다
덧없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부정에서 긍정을 찾는 그런 사람은 못 된다
부정에서 긍정을 찾아야 한다는 믿음을 가진 것과 별개로
March 벤야민이 영화와 사진을 보고 어떤 미학적 내지 정치적 가능성을 발견해서 갓 논문을 쓴 것처럼 나도 웹소설을 통해 그런 비슷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주의: 생각만 한다)
준호는 나를 보며 늘 글을 쓰라고 하고 (에크리! 에크리! 에크리!) 나는 글감 몇 개를 생각해 두었다고 했는데 준호가 그것을 상세히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나는 나중에 설명해주겠다고 했다
준호는 차라리 나보고 자기를 필경사로 쓰라고, 자기가 대신 타이핑 혹은 글씨를 써 줄테니 앉아서 혹은 누워서 문장을 읊으라고 했고 민규는 자기도 받아적을 수 있다고 말했었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 아니다 그게 해결책일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했다
누워 있는데 푸름이가 돈이 썩어 넘치게 남아난다면 학위를 여러 종류 따고 싶다는 트윗이 꽤 알티가 많이 되었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렇게까지 공부하고 싶진 않았고 푸름이는 이왕 따는 거 석사까지 따고 싶다고 말했다 (ㅋㅋ)
그러면서 만약 우리가 돈이 썩어 넘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에 대한 좆거지들의 쓸데없는 망상을 시작했는데 나는 안락한 집을 사고 게임기와 게임 타이틀을 왕창 사고 가난하게 살고 있는 작가 친구들을 살게 할 공공 아파트를 건설하고 월 300씩 지원해주는 대신 1년 내에 논문이든 책이든 작업이든 뭔가의 결과물을 낼 것을 요구할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살 말려하는 친구들의 썩어빠진 정신과 몸을 강제로 개조하는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프로그램이란 날씨 좋고 공기 좋은 휴양지에서 강제로 규칙적인 생활을 시키고 강제로 운동을 시키고 강제로 밥을 먹이고 강제로 씻기고 강제로 일광욕을 시키는 그런 것이다
그걸 푸름이에게 말하고 나니 사실 내가 그런 걸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한편으로 억지로 운동 시키는 것은 우울증에 효과가 없다는 기사를 떠올렸다
자기의 의지로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건 아주 맞는 말이고 말을 물가에 강제로 끌고 가게 할 수 있지만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는 뭐시기의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했으나 물가에 끌고 가면 목마른 말은 알아서 물을 마시지 않을까? 만약 위의 무시무시한 프로그램을 수행해도 여전히 죽고 싶다고 한다면 안락사 기계를 사 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위의 모든 것은 픽션 입니다 특정 인물 상황 단체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졸리고 우울하고 부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논픽션입니다 특정 인물 상황 단체와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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