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0일

1.

사랑 받고 싶고 인정 받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이 으레 가지고 있을 법할 바람이나, 나의 경우엔 그것이 유치할 정도로 노골적이라고 생각했다. 길을 걷다가도 갑자기 '사랑 받고 싶어! 인정 받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면서 울적해지거나 혹은 좀 더 힘내야겠다는 다짐을 할 정도이다. 그냥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인정하는 게 가성비가 좋은 일일 테지만 남들이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툭 던지는 호의라든지, 그들의 따뜻한 말이나 칭찬이 주는 짜릿함과 기쁨을 어떻게 바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가 나를 사랑하고 인정해주는 게 무의미한 짓거리로 보일 정도로 남들이 나를 인정하고 사랑해줄 때의 쾌감은 엄청나다...

(라는 것을 며칠 전부터 골똘히 생각했고 블로그에 메모해 둬야 한다고 생각해서 오늘 적었다)


2.

무의미한 것도 무의미하다는 것에서 의미 있다고 할 수 있겠으나 (똘추 인문학자들이 좋아하는 말장난이다) 요새는 정말 무의미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존버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현재 밖'으로 생각이 튀어나가려고 하면 얼른 생각을 차단하고 있어서 심각한 무기력과 우울에는 빠지지 않고 있다. 그래도 너무 낙이 없어서 (나에게 낙을 주려고 해도 그것들이 나에게 주는 감흥이 별로 없어서) 요새가 엄청 답답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건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서 더더욱 그럴 것이다. (혼자 있고 싶고, 돈도 없다. 그래서 난 혼자다)

내 머리 속에는 무언가 대단한 것이 될 수도 있을 법한 영감들이 간간히 떠오르곤 한다... 하지만 그게 내 머리 밖으로 나와야 말이지 지금의 나로서는 공상에 빠져 아무 것도 안 하고 누워 있을 수밖에 없다. (당신은 방금 우울증으로 인해 베토벤을 죽였습니다)

빨리 무의미한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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