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1일

1. 나는 이제 자유의지가 없는 기계 같다. 생각을 할 때만 나 자신이 자유의지를 가진 주체처럼 느껴지는데, 생각의 촉발은 심각한 고통을 야기한다. 그래서 의지력을 써서 뭘 해야지 라는 생각을 버리고 때 되면 집안을 청소하는 로봇청소기처럼 일어나서 밥을 먹고 잠이 덜 깼으면 양껏 자고, 잠이 다 깨면 조금은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지 하고 앉아 있다가 슬픈 생각이 들면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산책을 하고... 내가 자유의지를 갖고 하는 행위는 오로지 누워서 잠들기 뿐이다. 약 덕분인지 낮잠을 실컷 자도 밤에 잠이 잘 온다. 자는 건 너무 좋다.

면접이 끝나고 댜른이랑 이른 점심으로 섭샌을 먹으면서 댜른이가 요새 정신분석과 문학이라는 수업을 듣느라 프로이트를 읽는데, 프로이트가 "별 거 아닌 사람보다 별 거 있는 사람에게서 우울증이 더 많이 발견되는 건 주목할 만한 일이다"라고 했다며 나를 위로하는? 뭐 암튼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웃겼다. 그후에 커피를 마시고 댜른이랑 야노남 이야기랑 뭐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귀찮아서 적지 않겠다...

2. 면접 때 들은 "쉬는 시간이 많았는데 공부를 별로 안 한 것 같으네?"라는 질문과 "요새 인상 깊게 읽은 책이 뭐야"라는 질문이 아직도 내 주변을 맴돌고 있다... 어떤 사람에게 비슷한 질문을 듣게 되면 어떤 식으로 대답해야 덜 똘추같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저런 질문을 할 사람이 앞으로 몇이나 될까? 그래도 저 질문에 대해 그럴 듯한 대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기보다 곧 있을 제2외국어시험을 위해 독일어 공부나 열심히 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내일부터 열심히 하면 되지)

3. 오타쿠질을 시작하다보니 부끄러움이 많은 오타쿠에게 모종의 동질감을 느낀다... 부끄러움이 많은 오타쿠들이랑 구석탱이에 모여서 음험하고 부끄러운 이야기하면서 수치를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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