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4일
수면안정제를 증량해서 전보다 더 푹 자긴 하는데 그래도 눈이 일찍 떠진다. 오늘은 새벽 여섯시 즈음에 깼는데 더 이상 잠이 안 올 것 같아서 자고 있는 룸메님 방해되지 않게 최대한 조용히 준비하고 녹두로 갔다. 어제 녹두의 한 피씨방에다가 만원어치(무려 20시간을 준다)를 충전했는데 아침 일찍 가서 한 두세시간 데스티니 가디언즈 플레이하고 만화방가서 골든 카무이 4권까지 읽었다. 그렇게 하니까 시간이 대충 열시 반 정도였는데 배가 고팠다. 그런데 애매한 시간에 배가 고파서 가게들이 다들 준비 중이라 그냥 24시간 하는 롯데리아 가서 빅불고기버거세트 먹고 기숙사에 왔다. 기숙사에 와서 낮잠을 잤다. 요새는 낮잠도 자 봤자 1시간 남짓 밖에 못 잔다. 멍 때리다가 누워 있기는 심심하고 그래서 다시 녹두로 갔다. 녹두 가서 아침 일찍 했던 것처럼 피씨방에 가서 데스티니 가디언즈 했다. 그리고 밀크티 집 가서 흑당버블밀크티 먹고 기숙사에 왔다. 한 다섯 시 반 즈음에 온 것 같다. 그리고 다시 한 시간 정도 잤다. 자고 일어나서 롯데리아에서 먹다 남은 감자튀김 싸온 거를 씹어 먹었다. 그리고 데스크탑으로 스타듀 밸리 했다. 데스크탑 포맷을 해서 다시 살려 놨는데 어제 문명 6 키고 10분만에 또 파워가 나가버려서 이래저래 무거운 게임은 못 돌린다.
아무튼 돈이 있어야 뭐든 할 텐데. 최근에 내 심한 우울에 잔고가 역대 최저치(일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를 찍어서 하루에 만 원씩 써야 월말까지 누구한테 손 안 벌리고 살아 남을 수 있는데 보다시피 오늘은 녹두를 2번 왕복하느라 버스를 4번 탔고 밀크티도 마셨고 밥도 먹었고 아무튼 하루 만 원은 물 건너 갔다. 꽤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제 약 보름 뒤에 9월이 될 텐데 학교 다니는 것도 걱정이다. 방금 전에 주디스 버틀러 권력의 정신적 삶 펼쳐 봤다가 한 줄도 못 읽고 덮었다. 이쯤 되면 이론책을 거의 생리적으로 못 받아들이는 수준이 아닌가 싶다. 내일 주디스 버틀러 바디스 댓 매터 세미나 때 정신분석 설명 해야 하는데 뭐 그건 대충 할 수 있지만 부담이 된다. 사실 부담이 안 되는 게 없다. 그나마 지금은 씻고 나서 시원한 에어컨 틀어놓은 방에 혼자 있으니 (룸메님은 잠시 외출하셨다) 숨 쉬는 게 괴롭지 않은데 이런 몇몇 경우 빼 놓고는 숨 쉬기도 힘들다. 맨날 일기로 병 얘기하는 것도 지친다. 블로그 이름을 투병일지로 바꿔야 하는 수준인 거 같다. (근데 마음이 꺾인 사람이 뭐 우울증자 이야기하는 거니까 굳이 바꿀 필요는 없을지도) 나한테 재미 있는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아니 사실 재미 있는 일이 일어나도 내가 감당을 못 할 거 같다. 그냥 힘이 났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내게 질풍같은 용기를?
용기?
치카라?
츠나가리?
흠냐 오늘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연숙이가 한창 심리테스트를 하고 있길래 사람들이 거기 가세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왁자지껄 떠드는 걸 보는 게 재미 있었다. 연숙이가 나 사주 볼까봐 하는 소리를 보면서 녹두거리를 지나치는데 힐링사주타로 라는 가게가 있었다. 돈을 아껴야 하는데 왠지 들어가서 2학기에 제가 휴학을 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대학원을 때려 치워야 할까요 말까요 같은 것을 묻고 싶었다. 최근에 장학금 관련으로 지도교수님께 전화가 왔는데 공부 열심히 해라 그러다 석사 5년 하는 수가 있어 같은 고 3 담임선생님의 쪼기 비슷한 것을 당한 터라 더더욱 스트레스 받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중이긴 하다. 일단 다녀보자... 다녀보고 안 되면 병휴학 ㄱ
사야의 노래가 스팀에 등록됐다
사야하는데
돈 없다
돈 생기면 바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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