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5일

2학기 성적 나왔다

씨쁠
에프

평점평균 1.15

경이로운 성적

1월 1일부터 금요일까지 엄마한테 붙잡혀서 이리저리 놀러 다니고 이야기도 졸라 많이 했는데, 나한테 아무튼 '헛튼 망상'에 빠져 있지 말고 밝고 긍정적으로 살라고 했다. 솔직히 나 살기 싫어, 그냥 죽으면 안 돼? 하고 물으니까 엄마가 헤르만 헤세의 한 문구를 인용하며 인간에게는 오로지 행복하라는 의무밖에 주어져 있지 않다 아무튼 태어났으니 행복하게 살고 자살같은 거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자살하면 평생 가슴에 대못이 박히며 살 거라고 했다. 어떻게 엄마가 날 사랑할 수가 있어?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그렇게 할 수가 있냐고 물으니까 그건 본능이라고 했다. 나는 엄마든 아빠든 나를 사랑하지 않고 엄마와 아빠의 기억에서 내가 지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그런 되도 않는 소리는 말라고 했다. 아무튼 엄마에 의해 우울의 늪에서 억지로 건져져서 세상의 공기를 맡으니까 무언가 산만하고 지쳤다. 우울의 늪에 빠져서 에너지가 고갈된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이제 뭘 할 지 고민해야 하는데 결국 내가 결정해야 하는 일이라서 너무 답답하다. 대학원을 휴학하고 취업을 준비할지 올해는 나아질 거라 예상하면서 혹은 이렇게 살 것임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공부를 계속할지 말이다. 공부를 할 거라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힌다.

어제 친구가 틴더를 하는 걸 보고 충동적으로 틴더랑 레즈비언 전용 짭틴더 조이를 깔아서 모르는 사람을 사진과 문구로만 판단하고 시덥잖은 대화를 나누었다. 애들한테 우스갯소리로 2020년 목표는 외간여자 만나기라고 했는데 이렇게 해야 외간여자를 만나겠지? 그런데 사실 외간여자를 만나고 말고는 엄청 중요하지 않고 3월 전까지 대학원을 계속 다니냐 마냐를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나한테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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