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5일

1. 배가 고파서 일찍 깼다. 편의점에 가서 우동이랑 초콜릿을 사서 기숙사 휴게실에서 먹었다. 우동을 먹는데 인간이 늙었을 때는 바로 잠이 오지 않을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

1) 아빠가 코를 골아서 몰래 방에 들어가서 TV를 끄려고 하면 아빠가 벌게진 눈을 간신히 뜨며 아빠 안 잔다 라고 함
2) 몰라 엄마는 일찍 잘 거다 너도 일찍 자라 하는데 엄마는 잠을 설쳐서 새벽에 자주 화장실을 왔다갔다 하며 친오빠나 내 방에 불이 켜져 있으면 빨리 자라 한 소리를 하거나 아무튼 신경을 씀
3) 아빠랑 엄마는 늙었다 (60대가 되었기 때문에)
4) 옛날옛적 와기 청소년 시절에는 하루종일 졸리다 라는 느낌이 없었다 왜냐하면 졸리면 자면 됐기 때문이다 학교 책상에 엎드려서도 잘 잤다 중딩 때는 토요일 방과 후에 점심 먹고 잠들어서 자정에 깼는데 (거의 8시간을 잠) 야식을 먹고 또 잠들 수 있었다 아무튼 자는 게 좋았고 잘려고 마음 먹으면 꿀잠을 잘 수 있었다
5) 현재의 나: 졸린데 잠을 잘 수가 없다;; 취침약으로 두뇌의 스위치를 끌 수 있을 뿐이고 그 이후에는 뭔 짓을 해도 잘 안 꺼진다 왠만큼 피곤하지 않으면

등의 근거를 떠올리며... 수면패턴이 불규칙한 내 친구들을 떠올리며...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함... 잠이 않와 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그 순간 인간은 더 이상 안젊은이가 되는 게 아닐까? (수학여행 전날에 설레서 잠 안 오는 그런 해맑은 애새끼적 이유 말고는)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고 우동을 먹고 대충 배가 불러서 다시 누워서 자려고 했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침약을 먹고 아이패드로 모바게 하다가 잠깐 졸면서 아빠 안 잔다를 시전하다가 대충 오전 열한시가 되어 책상에 앉아 있을 수 있게 되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좀 몸에 활력이 도는 것 같아서 청소기로 먼지랑 머리카락이랑 짬지털 등등을 빨아들였다 화장실에 있는 룸메의 머리카락도 치웠다 (나는 활력이 돌면 청소를 하고 싶어진다)

또 허기가 져서 점심을 먹어야하는데... 입맛이 없어서 랩노쉬를 마시고 있다. 이따 수업 때 도핑할 커피도 미리 사 두었다. (약 2시간 뒤 수업)


2. 어제 저녁에는 민규랑 저녁을 먹었는데 민규가 이제 자취를 하지 않고 부모님 집에 살아서 많이 답답한 모양인지 집에 가기 싫다는 이야기를 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고3시절 이야기를 했는데 (와! 그놈의 수능공부 입시생 뇌절!) 민규가 자기는 왜 대학을 가야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대학을 가게 되면 꼭 가출을 해야지 절대로 엄마아빠랑 같이 안 살아야지 라고 마음 먹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깔깔 웃었다. 나 또한 그 시절에 그리했기 때문이다... 민규한테 짖궂게 그래서 가출 가능했냐고? 나와서 잘 데 있었냐고? 재워줄 친구가 있었냐고? 등의 말을 던졌고 민규는 그러지 못했지 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나는 또 웃었다 그 당시의 나도 그랬기 때문이다

민규가 내 인생은 2020년부터 시작된 거 같다 마음에 맞는 친구들을 사귀게 되어서 다시 태어난 것만 같다 라고 말해서 어이 아직 돌잡이도 안 된 갓난아기야 좋으냐? 라고 물었더니 좋다고 했다. 나도 비슷한 종류의 기분을 느꼈었던 옛날 옛 시절을 떠올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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