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1일
12월 17-18일
글쓰기 첨삭일을 마무리하는 데 정말 도저히 집중이 안 돼서 모텔 숙박을 잡았음. 오후 2시에 입실 가능하고 책상이 넓은 곳인데 거기 가서 동교한테 나 일하러 모텔 왔다고 카톡했고 성훈이한테 전화했는데 성훈이는 전화 안 받고 준호한테 전화했더니 준호는 한영이랑 옷 사러 나갔다. 그 후에 쑥쑥님한테 전화를 했고 쑥쑥님이 1초만에 전화를 받아서 30분 정도 이야기했다. 동교는 나한테 작가지망생 같다고 했고 쑥쑥님은 헤밍웨이 같네요 라고 해서 킹받음(진짜 받은 건 아님) 코로나 시대에 있을 곳이 기숙사 뿐이어서 쑥쑥님한테 존나 많이 징징거렸는데 쑥쑥님도 힘들게 사는 사람인데 나와 친구인 바람에 내 얘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위로를 해 주고 가끔은 자신의 방을 내어 주기도 했고 심지어 GS25 기프티콘도 두 번이나 선물해 주셨다. 쑥쑥님이 욕조가 없어서 빠께스에 물 받아서 족욕 비스무리한 것을 하고 있대서 쿠광으로 접이식 욕조를 검색했는데 하나같이 너무 못생겨서 쑥쑥님한테 선물할 수가 없었다. 쑥쑥님한테 무얼 가지고 싶으시냐고 물었는데 그분도 할 일 존나 많은데 누워만 있느라 정신료나당해서 글쎄요... 없는 것 같아요... 님은 뭐 갖고 싶어요? 하고 역으로 나한테 물었는데 나 또한 정신료나당한 상태라 저도 없는듯... 하고 서로 말잇못 케장콘 모먼트를 가지고 우리 힘내고 꼭 조만간 뵈어요 하고 끊었다. 디코방의 친구들도 그렇고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기쁘고 슬펐다. 글쓰기 첨삭을 하다가 중간에 어깨가 아파지면 침대에 누워서 티비로 유튜브를 봤고 목욕도 했고 아무튼 많은 것들을 했다. 그러다가 성훈이한테 문자가 와서 자기 밤 12시 넘어서 갈 수 있는데 괜찮냐고 물어서 편하게 오세요 라고 답장했다. 코로나 때문에 모텔에서 배달 음식 시켜도 로비까지 내려가서 받아야 해서 에라 차라리 밖에 나가서 포장해 갖고 오는 게 낫겠다 싶어서 배민으로 적당한 돈까스 가게를 찾아서 돈까스를 포장하고 모텔에서 먹었다. 그러다가 자정 즈음에 성훈이가 왔는데 나는 더 이상 일이 안 된다 상태 되어서 나는 누울 거야 너는 열심히 하렴 ㅎㅎ 하고 누웠다. 그런데 성훈이도 할 일 하기 싫었는지 노트북으로 폴아웃4를 키길래 내가 어이 너 마이썸머카라는 븅신같은북유럽게임 아냐 하고 꿍월량 마이썸머카 실황을 보여줬는데 성훈이가 아시발ㅋㅋ하고 좋아해서 마이썸머카의 골쾌한불짜기가 느껴지는 인간 폴리곤 덩어리 쓸데 없이 디테일해서 킹받게 만드는 조작 기타 등등이 너무 웃기지 않냐고 실컷 이야기하고는 잠에 들었다. 대충 새벽 세네시 즈음이었던 거 같다. 그리고 아침에 추워서 깼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9시 정도였다. 목욕을 하면서 몸을 뎁히고 나는 노트북을 켜서 글쓰기 첨삭일을 개미 눈꼽만큼 했다. 성훈이는 존나 잘 잤다... 11시에 성훈이 폰 모닝콜이 켜졌는데 존나 시끄러운 메탈 음악이었는데 전혀 미동이 없어서 ???? 하면서 성훈이한테 어이 여기 1시 퇴실이니까 내가 깨워줄게 하고 성훈이한테 모닝콜 끄라고 시켰다. 성훈이는 거의 반쯤 잠든 채로 핸드폰을 조작해서 모닝콜을 껐다. 글쓰기 첨삭일에 현타 와서 다키스트 던전을 키고 열심히 게임했고 1시에 딱 맞춰서 퇴실했다. 그리고 성훈이랑 나주곰탕을 먹었다. 그 후에 나는 동교네 집으로 갔고 거기 가서 오후 다섯시 반? 정도까지 푹 잤다. 그리고 동교랑 돈까스 및 탕수육을 시켜서 먹었고 동교가 전기밥솥으로 쌀밥을 했는데 밥이 너무 맛있었다. 밤 아홉시 즈음에 기숙사로 돌아왔다. 도착해서 짐 풀고 씻고 취침약 먹고 잤다...
12월 19일
드디어 글쓰기 첨삭일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갑자기 마음의 평온이 찾아와서 내가 굉장히 이 일로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었구나 새삼 느꼈다. 암튼 코로나시대에 맞춰서 그냥 기숙사에서 가마니 있었다. 근데 할 일이 잘 안 돼서 아 그냥 저녁에 머리 자르러 가야겠다 다음주에 거리두기 3단계 되면 미용실 문 닫을지도 모르니까 저녁 먹고 머리 잘라야지 마음 먹고 카카오헤어로 단골 미용실 예약했다.
미용실 가기 전에 자주 가는 뼈해장국 집에 갔는데 내가 좀 일찍 간 탓도 있겠지만 코로나 때문인지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뼈해장국 사장님인 거 같은 분이 티비로 코로나 뉴스를 보면서 화를 냈다. 사람이 없을 때 이 해장국집에 오면 사장님이 약간 혼잣말스럽게 그러나 나한테 말을 거는 것처럼 티비를 보면서 논평을 하고는 했는데 그때 사장님 옆에는 같이 오래 일한 직원분이 계셨고 대충 사장님은 인간들 씹쌔끼 3단계 와서 우리 장사 어떡하냐고 대충 그렇게 화를 냈던 거 같다.
밥을 다 먹고 나서 미용실 예약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미용실 근처에 있는 올리브영이랑 다이소를 구경하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시간이 다 돼서 미용실에 갔다. 내 머리를 담당하시는 분은 원장님이고 대충 30대?로 보이는 세련된 남자인데 (미용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세련됐지만) 바리깡으로 머리를 밀면서 나한테 안부를 물었다. 그냥 저는 대학원생이고 기숙사에 계속 있었고 머리 자를 때가 되었는데 답답하기도 해서 바람도 쐴 겸 머리 자르러 왔어요 라고 대답했고 원장 선생님은 많이 힘드셨겠어요 했다. 나는 뭔가 붙임성 있게 굴려고 사장님도 많이 힘드시죠 3단계 되면 미용실도 닫아야 할 테구... 라고 말했고 원장 선생님은 그렇죠 문 닫아야죠 그렇게 되면 저는 본가 내려가서 택배나 노가다일 하려구요 라고 대답해서 나는 많이... 힘드시겠어요... 하고 멋쩍게 웃었고 괜히 3단계 언급해서 원장님 더 울적하게 만든 거 아닌지 후회했다. 한달 반 전에 봤던 것보다 원장님 얼굴이 더 울적해 보였다 (진짜인지 나의 울적함이 투사된 건지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머리 자르고 기숙사로 돌아갔다.
12월 20일
여전히 코로나 시대로 인하여 (이하생략)
연구실에 가서 마사지기랑 오타쿠 용품이랑 컵이랑 스탠드랑 이것저것 갖고 와야겠다고 생각해서 오랜만에 연구실 등반했다. 담배 피우는 발코니에서 은진씨를 보았고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었다. 가방에 이것저것 챙길 것들을 우겨 넣고 물티슈로 책상에 쌓인 먼지를 닦았다.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다시 기숙사로 등반했다. 학교가 산에 있어서 아무튼 왔다갔다만 해도 엄청나게 유산소 운동 할 수 있다... 옷에 땀이 차고 마스크 때문에 호흡은 더 힘들고 그래서 정말 죽을? 뻔? (과장 입니다) 기숙사 와서 대충 오타쿠 용품은 수납박스에 넣어 두고 마사지기로 날개뼈 주변 근육을 꾹꾹 누르며 할 일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스카이림SE가 몹시 하고 싶어져서 스카이림SE를 깔고 모드팩도 다운 받아서 조금 하다가 중간에 튕겼고 그후엔 다키스트 던전을 조금 하다가 다시 취침약을 먹고 누웠다. 누워서 꿍월량 영상 보면서 핸드폰 하다가 어찌저찌 잠든 거 같다.
12월 21일
여전히 코로나 시대 (그만)
진짜로 서양고대철학 텀페이퍼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티마이오스에 수록된 주해를 읽으면서 에버노트로 내용 배끼면서 요약했다. 그러다가 너무 울적해 너무 답답해 살려줘 서러워 그냥 부모님 집 갈까? 본가 갈까? 본가 가 봤자 어차피 똑같을 텐데 그냥 존버나 하자? 이런 생각들을 했고 지금도 하는 중이다 일단 어제 알라딘에서 책 시킨 거 택배는 받고 생각해보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택배는 저녁 때나 도착할 거 같다. 뭐 밤에 본가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차피 도착하면 힘들어서 누워서 잘 거니까 차라리 취침 시간에 맞춰서 가는 것도 뭐... 그런데 본가에 간다면 액상전자담배를 살 생각이고 굳이 그렇게 해서 담배를 피워야 하나? 피울 수밖에 없다... 낙이 없다... 기타 등등으로 머리가 어지러워서 방금 씻고 나와서 열심히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쓸데 없이 디테일하게 구구절절 늘어놨다. 정말 하기 싫나 보다. 석사과정 수료 시발 내가 하겠다고 했는데 이대로 페이퍼 못 쓰고 등록금 날릴까봐 너무 걱정되고 슬프고 아무튼 롬곡 상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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