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4일

1. 병원가서 오랜만에 벡 우울 불안 검사 뭐시기를 했다. 선생님이 구체적인 자살 계획이 있냐고 물어서, 죽는다면 확실히 죽는 방법을 택해서 어정쩡하게 죽다 살아나서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높은 데에서 뛰어내릴 것이다 라고 답하고 자해욕도 아주 심하다고 이야기했더니 선생님이 아주 걱정된다는 듯이 너무 힘들면 전화 해도 된다고까지 말씀하셨다. 아무튼 아빌리파이는 너무 졸려서 못 먹겠다고 말씀드려서 선생님이 그거 대신 탄산리튬을 처방하고 메틸페니데이트는 빼고 데파스정이라는 신경안정제를 추가하고 점심에도 그 약을 따로 먹으라고 했는데.. 점심약까지 먹는 건 처음이라 저번 금요일에 처방받고 나서 딱 하루밖에 못 먹었다. 아무튼 열심히 먹어야지.. 아무튼 선생님이 이런 번아웃 총체적 파국 상태를 피하기 위해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내가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슬프게도 나는 이제껏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나 자신에게 최대한 솔직하려고 애를 썼는데 그러지 못해서 이 지경이 되었다는 사실에 또 슬프고 그랬다. 늘 쫓기듯 살고 사람들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숨 쉬듯 자연스럽게 생각해서 이러는 것 같다... 약 받아 오고 버스에서 일회용 메스를 검색해보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이 글을 쓰는 지금은 그냥 아무 생각 안 난다.

2. 간밤에 꿈을 꿨는데 댜른이랑 망트랑 푸름이가 나왔다. 우리는 어느 곳에 가야 했는데, 그곳까지 가는 게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나는 이미 거기 도착해 있어서 댜른이랑 망트한테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이곳까지 온 기억이 없어 진짜로 없다고" 이렇게 막 호소했는데 애들은 무언가 안쓰럽다는 듯이, 그런데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는 않는 눈치여서 꿈속의 나는 내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들에게 납득시키려고 애를 썼었던 것 같다. 한편 푸름이도 이곳에 와야 했는데 무언가 사회운동(ㅋㅋ) 등의 할 일이 있어서 못 왔다. (역시 꿈이 늘 그렇듯 이상하다) 그리고 꿈의 배경은 서울역 같은 이상한 기차역 고속버스터미널 그런 곳이었는데... 갑자기 너무나도 당황스럽게도 매끄럽게 이상한 예식장 같은 곳으로 배경이 바뀌어 있었다. 거기에는 친가 친척들이 앉아 있었다. 나는 그들을 무시하고 뛰어가는데 그들이 자꾸 인사를 해서 그 인사를 무시하지 못하고 인사를 받아주고 계속 뛰어가고 인사를 받아주고 계속 뛰어가고를 반복하다가 잠이 깼다.

꿈에서 자주 등장하는 배경이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살았던 아파트 단지, 자동차를 타면서 창 너머로 보는 아파트와 건물들 풍경이 이상하게 조립된 곳, 내가 다녔던 교정, 엄마가 일했던 학교의 교정, 등등. 그런 배경이 등장하면 꿈의 서사도 예상 가능한 그런 서사로 흘러간다. 아무튼 무언가 답답하고, 해결되지 않고, 아니면 그립거나, 애틋하거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3. 라이프니츠 페이퍼를 완성하기 위해 푸름이 집을 점거하고 있다. 저번 니체 페이퍼때도 밤새 신세를 졌는데 이쯤되면 푸름이에게 월세 내야 할듯... 아무튼 거실이 있는 집은 정말 좋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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