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3일
어제는 본가에 들러 정신병원 가고 다시 서울로 가서 허이모 생일파티에 갔다. 체력 ㅆㅎㅌㅊ인 나로서는 굉장히 알찬 하루를 보낸 것이다. 의사 선생님은 일주일 간 어떻게 지내셨냐고 말문을 여시면서 나를 많이 걱정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어서 딱히 선생님이 걱정하실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졸음과 성감이 완전 죽어버렸다는 부작용을 털어 놓았다. 선생님은 부작용에 대해 안타까운 할말이업내요 라는 입장을 취하셨다. 나는 괜찮은데 선생님 눈에는 괜찮지 않아 보이는지, 아무튼 너무 힘들면 전화해도 된다고, 다시 일주일 뒤에 보자고 하셨다. 일주일마다 병원에 오는 게 귀찮기도 하거니와 이제 밥을 많이 먹는 것 같으니 식욕촉진제를 빼 주고 2~3주에 한 번씩 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려고 했는데, 말하지 못했다. 어쨌든 당분간은 일주일에 한번씩 선생님을 만나야 할 것 같다.
진료가 끝나고 병원 근처 신전떡볶이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원래 계획은 병원 근처 피씨방이나 만화방에 가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다가 허이모 생일파티가 열리는 레지던스 호텔에 가는 거였는데, 몹시 피곤해져서 본가에 갔다. 자고 일어나서 저녁에 허이모에게 생일파티 못 갈 거 같아 미안하다는 카톡을 보내자 하고 누워 있었는데, 잠이 오지 않고 다시 기운이 생긴 것 같아서 저녁 6시에 다시 광역버스를 타고 서울로 갔다. 다행히도 허이모 생일파티 장소로 한 번에 갈 수 있는 버스 노선이 있었다.
예상했던 바지만 허이모 생일파티는 성황이었다. 사람이 한 스무 명 남짓 되었다. 바빠서 못 봤던 사람들, 멀리서 온 사람들이 있어서 정말 명절 같았다. 댜른이도 당연히 왔는데 뭐랄까 대학원 동료로서 만나는 것과 다른 느낌이어서 이상했다. 어쨌든 배달음식을 실컷 먹고 생일 케이크를 자르고 수박을 먹고 선물 개봉식을 하고 생일파티는 아주 잘 진행되었다. 피곤하면서도 즐거웠다. 밤 열 시 즈음에 나는 갔다. 사실 열한시까지 있었어도 괜찮았겠지만, 열시 가까이 되니까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껴 있는게 피곤했고 지루했다. 그리고 다음날 과외가 있었기 때문에, 너무 무리하고 싶지 않았다.
자고 일어났더니 과외 학생이 생리통으로 인해 과외를 취소했다. 그리고 허이모한테서 카톡이 왔는데, 어제 와 줘서 고맙다고, 사람 많은 거 싫어하고 피곤했을텐데 축하를 위해 와 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허이모는 나를 잘 안다. 나는 괜찮다고 했다. 덕분에 못 보던 사람들 직접 만나서 안부도 물을 수 있어서 좋았으니까. 아무튼 어제 생일파티 때도 느꼈지만 허이모는 친구가 참 많고 대단하구나 싶었다. 아무튼 신경 써 줘서 고마웠다.
카페에 와서 Bodies that matters 서문을 읽었다. 그리고 타용님께 타투 예약 문의를 드렸다. 생각은 멈추고, 아무튼 누워 있든가 걷든가 앉아 있든가 게임을 하든가 뭔가 계속 할 것이다. Life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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