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일

오랜만에 연구실 와서 뭔가를 하고 있는데 3월부터 지금까지 대체 난 뭘 한 거지 라는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답: 자살 참으며 대충 닥쳐오는 것들을 허겁지겁 수습하고 과외 알바를 쓸데없이 열심히 했고 누워서 유튜브 보거나 폰 게임하거나 데스크탑으로 게임하거나 친구들 만남

쓰고 보니 열심히 산 거 맞는듯... 그런데 난 왜 라캉 페이퍼 구상도 못하고 있는 거지...마...너 자신 있다며...

(계속 의문되는 중)

(아니 라캉 발제를 한 달 넘게 한 게 문제인가?)

(그건 아닌 것 같음)

푸름이랑 랙돌사마 쑥쑥사마한테 라이프니츠 페이퍼 미완으로 뒤늦게 제출해서 죄송합니다 죄송문 메일 보여줬는데 졸라 잘 썼다고 칭찬 받았다. 요 몇 년 사이에 사과문 죄송합니다 도게자의 달인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앞으로도 정진해서 탁월한 사과문 열심히 써야지...

(왜 이러고 사는지 현타 오는 중)

(현타 오는 중에도 시간이 닥쳐오고 세상이 닥쳐오고 페이퍼 마감이 닥쳐오는데 하나도 못하기)

(일기조차도 쓰기 힘든 중 그런데 억지로 쓰기)

(연구실 온 지 대충 1시간 지났는데 기숙사 가서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 하고 아 ㅅㅂ좃망겜 개어렵네 씨발 하고 끄고 싶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디비니티를 다시 키고 미친듯이 하고 싶다)

(메챠쿠챠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다)

하하 정신병약 짱이네 저번보다 덜 자살 말리고 자해 덜 말리네 그래도 자살생각은 꾸준히 하고 있고 결단력 있게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노리고 있다. 연구실 도착해서 테라스에서 담배 피우는데 이 정도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죽을 수 있을까 아니면 몸뚱아리 어디 한 부분만 개박살나고 병신으로 살게 될까 한참 생각했다. (그곳은 3층이었다) 흠 뛰어내린다면 혹시 모르니까 한 층 추가해서 윗층 교수님들 식물들 ㅈㄴ 많은 테라스에서 뛰어내릴까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만약 자살에 성공해서 테라스가 폐쇄된다면 흡연하는 인문대생들이 꽤나 짜증 많이 날 거 같다는 생각도 했다)

하하 선생님 저 안 죽어요

(그런가? 그런가? 그런가?)

저번 토요일 밤에 라면 끓여 먹으려고 주방으로 나갔는데 엄마가 내 수북한 정신병약을 보고 왜 이렇게 약이 늘었냐고 물었다. 나는 힘들어서 라고 얼버무렸다. 괜히 책상에다가 정신병약 둔 바람에 엄마 신경 쓰이게 해서 귀찮은 일을 겪을까봐 걱정했다. 라면을 먹으면서 이제 과외를 하루에 다 몰아 버려서 부모 안 만날까 고민도 되고 그랬다. 언젠가 엄마가 나 고등학교 2학년 때 학년부장을 했던 영어 선생님을 거론하면서 그분이 치매에 걸리셨는데 (엄마랑 동년배다) 그 이유가 항우울제 부작용이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약 먹는 것을 졸라 걱정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그럼 모 엇조라구요.. 당신이 보고 있는 이 모습은 약을 먹어서 가능한 모습이고 약 안 먹으면 자살하고 일 하나도 못 할 거고 그럼 엄마 아빠가 나 먹여 살려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지만 아무튼 개 신경 쓰인다. 나 어렸을 적 나를 방치했으면서 이제 와서 왜 지랄이지... 나는 당신들보다 약을 더 사랑하고 정신병원 의사 선생님이 내 부모라구요... 청소년 시절에 자살 자해 협박 할 때는 꿈쩍도 안 하다가 이제는 진짜 툭 건드리면 자살할 상태라 어떤 말도 건네지 못하 안절부절 못하는 당신들이 너무 웃기네요... 나는 이제 당신들에게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으니 나한테 기대 좀 하지 마쇼...

(일기로 투덜대기)

진짜 종강하면 휴학고민 진로고민 오지게 해야 할 거 같은데... 근데 머학원생 그만두면 무슨 일 해야 할지 졸라 모르겠네...

(일단 라캉 페이퍼부터 어떻게 해봐)

(안 되면 할 수 없구요)

(뭐라도 써서 내 <- 진짜 그러고 싶은데 안 되니까 화남)

(네가 완벽주의자라서 그래... <- 맞아... 그런데 그만 두는 법을 모르겠고 그만 두고 싶은데 그럼 네가 대신 써줄래 진짜 나는 하루에 1시간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죽겠으니까...)

(어떻게 그런 학점을 받을 수 있어 라고 비난 들었던 거 상상하기 출석을 아주 열심히 하고 성실한 인간이라는 소리를 들었으나 결과는 아무 것도 못 내지 않았느냐 어차피 나는 아무 것도 못 만들어 라고 말할 때 침묵하거나 안쓰러워하던 얼굴들 상상하기)

(고민할 시간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으세요 라는 sensei들의 말들을 떠올리기)

(하고 싶은데 잘 안 되는 건 제가 겁이 많아서 그런 건가요? 도망가면 안 되나요?)

(도망칠 수밖에 없을 땐 도망치는 게 맞다고 n년 전 심리상담 시간 때 들었던 말을 떠올리기)

(그런데 도망치기의 끝은 자살이라는 슬픈 사실)

나를 아껴주는 사람은 지금 정신병원 주치의 선생님 뿐이야... 마누라랑... 몇몇의 친구들... 공명할 수 있는 친구들... 말 안 해도 얼굴만 봐도 이미 모든 것을 공유한다고 느껴지는 아주 소수의 친구들 빼고는 나를 신경 안 써.. 혹은 나를 도울 수 없어... 도움을 주는 사람은 정말로 정신병원 주치의 선생님밖에 없어... 나머지는.. 나머지는 다들 약해 빠졌어 기댈 사람이 하나도 없어 기대고 싶은 마음도 없어 어리광 좀 그만 부려 나도 어리광 부리고 싶으니까 그런데 너희들처럼 부리기 싫다 가오 상해서 염치가 있지 진짜 너희들은 수치를 모르는구나.. 차라리 나는 비루한 병신입니다 나는 아무 것도 모릅니다 솔직하기라도 하지 솔직해지지도 않고 괜히 자존심만 세서 너희들은 좋겠다 힘이 있어서 나는 힘이 없어 늘 지친다고 오늘도 지쳐서 12시간 잤는데도 낮잠 두시간 더 잤어 그리고 게임 밖에 안했어 그리고 이런 증오에 찬 일기만 쓰고 있어 사람들이 밉다 너희들이 밉다 너희들은 아무 잘못 없어 그러니까 더 미운 거야 그냥 미쳐 버리고 싶어 하하 (이때 댜른이가 나타나서 진짜 미쳐 버리고 싶어요? 아무랑도 말이 안 통하고 그러고 싶어요? 라고 묻기)

하하! 싫어! 케장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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