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6일
내 기준에서는 엉망인 채로 1학기가 끝이 났다... 결국 라캉 페이퍼는 제출 못 했고 그것 때문에 자괴감 max인 상태로 정신병원에 갔다. 살면서 스트레스 받을 거 산더미일테고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 떨어지면 어떻게 하냐, 이거 연명치료 맞지 않느냐, 내가 몇 년 동안 약 꼬박꼬박 잘 챙겨먹고 하지 말라는 거 안 하고 노력했는데 이게 어찌된 일이냐, 라고 하소연했다. 열심히 치료 받았는데 왜 이 모양이에요 부당거레 당헷어 흑흑에 대해서 선생님이 미안하다고 했다. 아무튼 선생님은 몇 년 간 나를 쭉 봐 왔을 때 내가 너무 열심히 산다고, 쉬는 때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고, 마음 편히 쉬는 때가 있냐고 물었다. 나는 쉰다고 하는 것들이 다 마음 편히 쉬는 게 아니었고,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쉬는지 모르겠다, 나한테 쉬는 건 죽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선생님은 그렇다면 보상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열심히 한 나한테 보상을 주나요? 라고 물었고 나는 아니오 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나한테 보상 같은 것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보상 받을 만한 짓을 하지도 않았고 사는 건 그냥 고통을 견디는 거지 게임처럼 보상이 나오고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의사선생님은 나한테 매일매일 시험을 치는 학생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사람이 미쳐버릴 수밖에 없다며, 아무튼 자기도 열심히 노력해서 님한테 맞는 약을 찾아 님에게 동력을 주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고맙다고 하고 일주일 뒤 다시 보기로 했다. 처방전을 보니 너무 졸려서 빼 달라고 부탁했던 아빌리파이가 다시 들어가 있었다. 뭐 종강도 했으니 이제는 졸려 뒤져도 상관 없고 정신 차리고 살 바에야 차라리 잠이나 자서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이었다.
어쨌든 쉬어야겠다. 방학 때 스터디도 뭐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리라. 피히테 세미나는 하루 참석해서 들은 다음에 못하겠다고 선생님께 말할 것이고 친구들끼리 하기로 약속한 스터디도 지금 재고하고 있다. 아무튼 나는 뭔가를 하면 마음 편히 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그냥 안 하는 게 상책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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