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8일
약간 마음이 그냥 7급 공무원 준비하자... 이렇게 기울고 있는데 이유는 취업용 자기소개서가 너무 쓰기 싫기 때문이다... 그리고 준비하려는 사기업 <- 대체로 출판업. 참고서 집필. 이런 쪽인데 이런 데를 준비하려면 무슨 서평같은 것도 써야 하고 참고서 집필?은 내 전공 땜에 윤리와 사상 이런 쪽을 지원해야 할 텐데 그러면 입시용 철학글을 써야 되는 거 아닌가... 딱히 쓰고 싶지 않은 글이라도 쓸 수 있는 ‘프로’의 뭐시기를 결여했기 때문에 내가 그냥 석사 수료만 하고 대학원 과정 이탈한 건데... 어떤 면에서는 문제집이든 그냥 순문학이든 출판업계에서 일하면 ‘대충 적당한 퀄리티의 글을 제때 생산해내는 능력’을 기를 수도 있겠지만...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을 거 같다. 스트레스 안 받는 뭐시기가 어딨어? 라고 한다면 ㅇㅈ하는데. 스트레스 받는 상태로 억회든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스트레스 받아서 정말 못 하겠다 싶은 일이 있는데 이 경우엔 후자인듯. 전자의 것은 사교육에 종사하는 건데 으음... 음... 상태 돼서 그냥 공부나 할까 상태가 된 것이다 ㅅㅂ (공부 시작하면 또 어떤 우디르급 태세 전환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부분이군요?)
오늘 준호한테 전화해서 마치 내가 기숙사에 있을 때 친구들이랑 학교 근처 스터디카페에서 각자 할 일을 하는 것처럼 지금도 그러고 있는데... 학교 근처까지 오는 길에 너무너무 울고 싶었다. 굳이 눈물을 참으려고 하지는 않았는데 눈물은 나오지 않고 그냥 심적으로 눈물 그렁그렁한 상태랄까 거기에만 머물렀다. 요새 너무너무 가출을 하고 싶고 내 나름의 가출: 친구 만나기 를 하고 있는데 버스 기다리는 동안 담배 피우면서 정말 가정환경이 좋지 않아 바깥을 나도는 청소년이 된 기분이고 그랬다... 심지어 담배 피우는 것조차 엄마아빠 몰래 하고 있고 모부가 안다면 존나 화낼 것임이 분명하기에 내 나이 스물아홉 합법적으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범법을 하는 것 같은 불안과 초조에 시달리는 것이다... 그걸 깨닫자 급격히 슬퍼지고 자기혐오에 휩싸였다. 모부 집이 싫으면 독립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독립이 장려되기에 충분한 나이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째서 독립이 불가능했던 혹은 할 수는 있는데 성인 때 하는 것보다 존나 힘든 그런 나이 때 겪지 않았던 무기력. 자기연민. 불신. 회의감. 기타 등등의 네거티브한 감정을 지금에서야 겪는 것인가??? 아니 뭐 십대 때 그런 걸 겪었어도 존나 힘들었겠지... 그냥 겪지 않는 게 최선이었겠지... 그걸 알기 때문에 뭐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던가 현재를 후회한다던가 그런 건 없다. 오히려 그런 걸 겪지 않아서 더 큰 절망감에 시달리는 것 같기도 하다. 진짜 독립이 하고 싶으면 할 수는 있다. 근데 힘드니까 안 한다. 힘든 건 보통 하기 싫지 그건 당연한 거야 <- 여기까지 생각이 닿아야 하는데 내가 그 생각에 닿기를 거부하고 있다. 그런 고도의 자기 기만 때문에 또 나 자신에게 환멸이 나고 이하 악순환
엄마 아빠가 서로를 뮤트했다고 하더라도 엄마와 아빠는 각자 별개로 나한테 잘 해주고 있고 간섭을 하지도 않는데 왜 나는 눈치를 보고 있지? 방문을 닫고 전기장판을 켜서 누워서 핸드폰을 해도 되고 컴퓨터를 켜서 게임을 해도 되고 아무 책을 읽어도 되고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짓거리를 할 수도 있고 아무튼 나는 자유롭다. 방에서 액상 전자담배를 마음껏 피울 수도 있다. 그런데 왜 나는 이런 안락한 환경이 끔찍하게 느껴지지? (답은 알고 있구요 네네 문제 많죠 제가... 그리고 딱히 제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알아요...)
내 정신회로 어딘가가 망가져서 이기적으로 굴기. 자기방어. 이런 쪽이 작동되지 않는 게 문제인 것 같다. 회로가 고장나서 Take care of myself로 가야 할 에너지가 자꾸 불확실한 미래 걱정하기. 남들을 신경 쓰기. 이런 쪽으로 흘러가서 그쪽 회로가 불타고 있다고... (우울증에 대한 생리학적 담론... 사회문화적 담론... 그런 것들이 스쳐가며...) 나름 1월 한 달 동안 나 자신을 위한 방어회로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급격한 스트레스에 이렇게 다시 폭삭 망가진 것을 보니 그냥 이 세계가 한없이 유쾌하고
(무언가를 더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여기서 마치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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