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1일
스스로를 추하다고 생각하는가?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봤던 질문이었다. 심리검사에 등장하는 질문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문장을 한참이나 들여다 보았다.
나는 내가 추하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끔찍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싫지 않다. 내가 예쁘든 추하든 나는 날 사랑한다. 내가 나 자신을 추하다고 여기는 것은, 남들은 나를 사랑하지 않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었다. 사랑 받기에는 나는 별로지 않을까. 나 이외의 것이 나를 외면하니, 나라도 이 불쌍한 괴물을 끌어 안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나를 더욱 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 애인은 물론이요, 한 달여 즈음에는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한테서도 그런 말을 들었다. 누군가 나에게 호의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는 간질간질하다. 기쁜데, 많이 낯설어서. 기쁨과 낯섬 중에서 기쁨이 크기 때문에 어찌할 수 없는 기분보다는 날아갈 듯한 기분을 느끼지만.
나를 봐 주세요, 나를 사랑해 주세요. 내 안에서 울음 섞인 목소리가 올라온다. 나는 내가 애처로워진다. 조금 울컥하기도 한다. 그래, 너도 사랑받아야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사랑을 받지도 못하고 외면 당하기에는 억울하다.
요새를 생각하면, 많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내 인생에 있어서 이토록 호의를 받은 적은 없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남들에게 사랑 받을 만한 존재라는 자신감이 조금씩 들지만, 그래도 아직은 자신감이 부족한 상태다.
그래도 이대로 쭉 나아간다면 이 불쌍한 애가 만족할 날이 오겠지. 그때까지 노력할테다. 남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이야기를 듣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 되어야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그렇게 나한테 호의를 갖게 된 사람이 언젠가 나를 사랑해주겠지.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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