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5일

최근 한 사람을 만났다. 그렇게 달갑진 않지만, 오랜만에 그 사람과 길게 이야기하게 되었다.
뭐 시시껄렁한 이야기. 동아리는 어떻냐, 요새 어떻게 지내냐 등등.
그런데 그는 갑자기 어떤 사람의 안부를 물었다. 그 어떤 사람은, 내가 속해있는 과의 한 남자.
그다지 친한 동기가 아니어서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그 사람은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았다.
사귀었었어- 그는 대답했다. 나는 놀랐고, 그것에 대해서 더 물어보았다.
잭디에서 만났단다. 여름 방학 때 사귀었고, 사귄 것은 별로 길지 않다. 기숙사여서 종종 놀러갔다, 등등.
나는 동아리를 하게 되면서 세상에는 퀴어가 참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쩐지 우리 과에서는 나밖에 없을 것 같다는 무의식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과 특성 상 여초인 우리 과에서, 얼마 없는 남자들 중에서 게이가 있었다니. 나는 기숙사에 돌아와서 생각했다.
그리고 곧 어떤 불쾌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결국 그는 나에게 그 친구를 아웃팅한 것이다.
또한 나한테 그 친구를 아웃팅한 것처럼 그는 그 친구에게 나를 아웃팅 시켰겠구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아니 분명히 말했겠지.
과를 묻고, 아 그 과에 아는 애 있는데. 걔 이쪽 동아리에서 만났어. 응, 걔 레즈야. 뭐 이런 식으로.
뭐,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일단 그 친구가 나를 이상하게 보는 일이 없고, (내가 알기로는) 소문을 내지 않았고, 그냥 얼굴만 알고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 그 정도로 자연스럽게. 그러면 된 거 아닌가, 하면서 나 자신을 위로해 본다.
그리고 나 또한 그 애가 게이인 것을 알고 있으니, 쌤쌤이라고 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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