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8일
1. 블로그를 옮겼다. 잘 하지도 않는 주제에 말이다. 그런 데다가 국내 블로그 서비스는 죽어도 이용하기 싫어서 내가 알아본 것은 구글 블로거랑 워드프레스였다. 그러나 워드프레스는 블로그 툴일 뿐이지, 거기서 무언가 웹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라 포기했다. 컴퓨터라든지 웹이라든지 프로그래밍이라든지 그런 것에 대해선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결국 남은 것은 구글 블로거였다.
(텀블러는 깔끔해서 좋았는데, 텀블러는 사진을 올리는 데에 특화된 서비스라는 게 나를 걸리게 했다. 나는 주로 일기를 써서 올리는데 글 포스팅을 깔끔하게 올리고 이전 포스팅을 편하게 볼 수 있고 이전 포스팅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했다.)
어쨌든 블로그를 잘 하지도 않는 주제에 블로그는 여러 가지를 써 보았고 그때마다 이전 포스팅을 갈무리하는 수고를 겪었는데, 저번까지 썼던 텀블러는 내가 꽤 오랫동안 성실하게 글을 올려 놓아서 생각보다 블로그 이사가 힘들었다. 복붙을 하고 문단을 좀 다듬고 눈에 보이는 오타를 고치고 태그를 다는 것이 뭐 이렇게 귀찮고 품이 드는지 모르겠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 옛날 일기를 강제적으로 살펴 봐야 하는 형벌에 처하게 되었는데 그 형벌은 아주 고통스럽진 않았고, 부끄러움으로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정도로만 괴로웠다.
손가락이 오그라들면서도 갓 스무 살의 나와 지금의 나의 변화 과정을 살펴 보았는데, 2012년과 2013년에는 좀 '귀여운' 면모가 있었고 2014년부터 우울증이 심각해서 자존감이 바닥을 치더니 2015년에는 거의 매일매일 일기를 썼었고 그 일기에는 자괴감과 심각한 우울증으로 가득 찼었다. 그래서 옛날의 나와 지금의 나의 변화 과정을 거칠게 말하자면 '우울증의 발전 과정'과 같다고 할 수 있겠는데, 그 우울증의 발전을 보고 있노라니 왜 진작 내가 우울증인 것을 눈치 채지 못했으며 그것을 빨리 눈치 채서 약물치료를 받았더라면 그때의 그 자괴감과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고 어떻게 해서든 책을 읽으려고 했던 삽질들을 덜 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물론 부질 없는 아쉬움이라는 사실을 안다)
2. 요 근래에 샀던 것들: 구스다운 롱패딩, 샤오미 게임패드, 유니클로 할인에 매번 낚여서 산 옷 몇 개
3. 내 친구 연숙이의 블로그에 꾸준히 들어가서 친구의 일기를 보는 게 낙인데, 친구의 일기에 내 이름이 나올 때마다 괜히 기분이 좋고 그렇다. 앞으로도 친구들의 일기에 꼭 내가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나도 일기를 쓸 때 꼭 친구들과의 일화를 언급하자는 결심을 했는데, 이러려면 일기를 정말로 성실히 써야 한다. 지금 친구들과의 일화를 적으려고 하니 친구들과의 일화가 너무 많아서 적기가 힘들다. 억지로라도 몇몇 친구들과의 일화를 적자면 다음과 같다.
연숙: 중급독일어를 같이 들었고, 성적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기말고사를 망하지 않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붙잡으면서 밤을 새고 공부했다. 이번 학기 기말고사 기간에는 연숙이가 자살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고 멘탈도 수없이 흔들려서 연숙이가 짬을 내서 자살하지 않도록 열심히 연숙이를 웃길 방법을 생각했었다. 중급독일어 선생님이 알려준 글뤼바인을 연숙이가 좋아해서 언젠가 그것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러면 덜 자살할 거 같아서였다. 어쨌든 연숙이의 자살 방지에 내가 어느 정도 기여한 바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허이모: 허이모와는 연락을 안 해도 연락을 하고 사는 것처럼 편안한 가족 같은 친구 사이라서 특별한 일화가 없어도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그와 했을 것이라는 이상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허이모는 늘 박보검을 좋아했고 맛있는 것을 찾아 다니고 맛있는 것을 요리해서 사람들에게 먹이고 그의 남편인 모댜른을 귀여워했고 책은 늘 읽고 글도 늘 썼다. 며칠 전에 허이모가 알파카 님과 함께 김포에 와서 장기사랑주민회 기념사진을 찍었었다. 알파카 님은 학원 수업을 하러 갔고 나는 허이모랑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 카페는 커피가 참 맛있었는데 카페 주인장님이 평범한 한국의 3~40대 기혼 여성 정체성을 중요하게 여겼는지 카페 메뉴에 '시에미라떼' '시월드주스' 같은 게 있었다. 그걸 보면서 한국의 기혼 여성들이 '정체성'마냥 공유하고 있는 정서: 시댁에 대한 원한 에 대해 허이모와 이야기했던 것 같다.
불레즈: 불레즈는 예전과 좀 다르다. 왜 예전과 다르냐면 그가 강박증 약물 치료를 받게 되자 그의 부정적 감정 표현이 더 격한 형태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나는 그에 대해 지적했었고, 불레즈도 그것을 시인했다. 나는 그와 후설을 사랑하는 우리 학교 선생님의 후설 Krisis 세미나를 같이 하게 되었다. 그제 금요일에 첫 모임이었고, 세미나가 끝나고 아무 해장국집에 가서 나는 뼈해장국을 먹고 그는 순대국을 먹었다.
모댜른: 모댜른은 미쳤고 술을 꾸준히 마신다. 하지만 모댜른은 집에 칩거해 있는 시간이 많아 보였고, 그것은 그가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어서라는 짐작을 하고 있다.
망트: 망트는 철학맨이 되었다.
메코: 메코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른다. 그저 회사 일이 아주 바쁘다는 것밖에 나는 모른다.
그 외의 사람들: 그 외의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 불행하고 각자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다.
4. 사고 싶은 것: 적축 기계식 키보드, 리디북스 페이퍼, 저가형 태블릿패드, 기타 등등
5. 예술사회학 정성철 선생님의 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며칠에 한 번씩 클럽에 들어가서 그 선생님이 올리는 새로운 글을 읽는다.
(텀블러는 깔끔해서 좋았는데, 텀블러는 사진을 올리는 데에 특화된 서비스라는 게 나를 걸리게 했다. 나는 주로 일기를 써서 올리는데 글 포스팅을 깔끔하게 올리고 이전 포스팅을 편하게 볼 수 있고 이전 포스팅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했다.)
어쨌든 블로그를 잘 하지도 않는 주제에 블로그는 여러 가지를 써 보았고 그때마다 이전 포스팅을 갈무리하는 수고를 겪었는데, 저번까지 썼던 텀블러는 내가 꽤 오랫동안 성실하게 글을 올려 놓아서 생각보다 블로그 이사가 힘들었다. 복붙을 하고 문단을 좀 다듬고 눈에 보이는 오타를 고치고 태그를 다는 것이 뭐 이렇게 귀찮고 품이 드는지 모르겠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 옛날 일기를 강제적으로 살펴 봐야 하는 형벌에 처하게 되었는데 그 형벌은 아주 고통스럽진 않았고, 부끄러움으로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정도로만 괴로웠다.
손가락이 오그라들면서도 갓 스무 살의 나와 지금의 나의 변화 과정을 살펴 보았는데, 2012년과 2013년에는 좀 '귀여운' 면모가 있었고 2014년부터 우울증이 심각해서 자존감이 바닥을 치더니 2015년에는 거의 매일매일 일기를 썼었고 그 일기에는 자괴감과 심각한 우울증으로 가득 찼었다. 그래서 옛날의 나와 지금의 나의 변화 과정을 거칠게 말하자면 '우울증의 발전 과정'과 같다고 할 수 있겠는데, 그 우울증의 발전을 보고 있노라니 왜 진작 내가 우울증인 것을 눈치 채지 못했으며 그것을 빨리 눈치 채서 약물치료를 받았더라면 그때의 그 자괴감과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고 어떻게 해서든 책을 읽으려고 했던 삽질들을 덜 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물론 부질 없는 아쉬움이라는 사실을 안다)
2. 요 근래에 샀던 것들: 구스다운 롱패딩, 샤오미 게임패드, 유니클로 할인에 매번 낚여서 산 옷 몇 개
3. 내 친구 연숙이의 블로그에 꾸준히 들어가서 친구의 일기를 보는 게 낙인데, 친구의 일기에 내 이름이 나올 때마다 괜히 기분이 좋고 그렇다. 앞으로도 친구들의 일기에 꼭 내가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나도 일기를 쓸 때 꼭 친구들과의 일화를 언급하자는 결심을 했는데, 이러려면 일기를 정말로 성실히 써야 한다. 지금 친구들과의 일화를 적으려고 하니 친구들과의 일화가 너무 많아서 적기가 힘들다. 억지로라도 몇몇 친구들과의 일화를 적자면 다음과 같다.
연숙: 중급독일어를 같이 들었고, 성적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기말고사를 망하지 않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붙잡으면서 밤을 새고 공부했다. 이번 학기 기말고사 기간에는 연숙이가 자살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고 멘탈도 수없이 흔들려서 연숙이가 짬을 내서 자살하지 않도록 열심히 연숙이를 웃길 방법을 생각했었다. 중급독일어 선생님이 알려준 글뤼바인을 연숙이가 좋아해서 언젠가 그것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러면 덜 자살할 거 같아서였다. 어쨌든 연숙이의 자살 방지에 내가 어느 정도 기여한 바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허이모: 허이모와는 연락을 안 해도 연락을 하고 사는 것처럼 편안한 가족 같은 친구 사이라서 특별한 일화가 없어도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그와 했을 것이라는 이상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허이모는 늘 박보검을 좋아했고 맛있는 것을 찾아 다니고 맛있는 것을 요리해서 사람들에게 먹이고 그의 남편인 모댜른을 귀여워했고 책은 늘 읽고 글도 늘 썼다. 며칠 전에 허이모가 알파카 님과 함께 김포에 와서 장기사랑주민회 기념사진을 찍었었다. 알파카 님은 학원 수업을 하러 갔고 나는 허이모랑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 카페는 커피가 참 맛있었는데 카페 주인장님이 평범한 한국의 3~40대 기혼 여성 정체성을 중요하게 여겼는지 카페 메뉴에 '시에미라떼' '시월드주스' 같은 게 있었다. 그걸 보면서 한국의 기혼 여성들이 '정체성'마냥 공유하고 있는 정서: 시댁에 대한 원한 에 대해 허이모와 이야기했던 것 같다.
불레즈: 불레즈는 예전과 좀 다르다. 왜 예전과 다르냐면 그가 강박증 약물 치료를 받게 되자 그의 부정적 감정 표현이 더 격한 형태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나는 그에 대해 지적했었고, 불레즈도 그것을 시인했다. 나는 그와 후설을 사랑하는 우리 학교 선생님의 후설 Krisis 세미나를 같이 하게 되었다. 그제 금요일에 첫 모임이었고, 세미나가 끝나고 아무 해장국집에 가서 나는 뼈해장국을 먹고 그는 순대국을 먹었다.
모댜른: 모댜른은 미쳤고 술을 꾸준히 마신다. 하지만 모댜른은 집에 칩거해 있는 시간이 많아 보였고, 그것은 그가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어서라는 짐작을 하고 있다.
망트: 망트는 철학맨이 되었다.
메코: 메코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른다. 그저 회사 일이 아주 바쁘다는 것밖에 나는 모른다.
그 외의 사람들: 그 외의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 불행하고 각자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다.
4. 사고 싶은 것: 적축 기계식 키보드, 리디북스 페이퍼, 저가형 태블릿패드, 기타 등등
5. 예술사회학 정성철 선생님의 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며칠에 한 번씩 클럽에 들어가서 그 선생님이 올리는 새로운 글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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