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4일

자괴와 싸우는 중이다. 어떤 싸움이든 이기려고 드는 것보다 그냥 져버리는 것이 훨씬 편하다는 것을 알기에, 늘 부정적인 감정과의 싸움에서 일부러 지곤 했지만 이번에는 어떻게든 싸워서 이기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지고 나서 자존심만 상한다면 져도 괜찮지만, 자괴는 점점 패배한 나를 열심히 두들겨 패고 있다. 지면 몰매를 맞고 무기력해진다. 현명한 나의 친구들은 나한테 부족한 것은 자기 확신이라고 늘 말한다. 일부러 져버리는 나의 모습을 숫하게 보아왔기 때문이리라. 나는 시험 기간만 되면 친구를 붙잡고 공부하기 싫다 과제하기 싫다 울었고, 글 쓰는 게 너무 어렵다 칭얼거렸었다. 그런 나한테 친구들은 일단 차분히 공부를 해 보라고, 일단 뭐라도 써 보라고 했다. 그게 정답임을 친구도 알고 나도 안다. 그런데 그게 하기 싫은 것이다. 아니면 할 엄두가 안 났던 것이다. 하지만 하기 싫다, 엄두가 안 난다는 나한테 친구들이 딱히 해줄 말은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계속 가만히 울고 칭얼거리고 무기력하게 있었던 대가를 요새 치르고 있다. 2014년 2학기 학점은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내년 기숙사 입사 자체를 못하게 만들어버렸다. 과외를 하면서 책을 읽으면서 친구를 만나면서 혼자 놀면서 잊고 있었던 자괴감이 다시 나를 패고 있다. 그래서 나는 또 어쩔 수 없이 싸우고 있는데, 대체 이런 주먹질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하지만 주먹질을 안 할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힘들다.

친구의 채찍질로 오늘 효시루챤한테 상담 메일을 보냈다. 징징거리면서 썼고, 메일 발송 버튼을 누르고 엄청나게 속으로 붕괴했다. 대체 효시루챤이 내가 보낸 메일을 보내고 무슨 생각을 하실지.. 물론 그 분이라면 엄청나게 바쁘지 않은 한 흔쾌히 만나겠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소심하므로 상대가 별 생각 없을 거라는 것을 알아도 초조한 것이다.

기숙사 합격 불합격 여부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내일 다시 홈페이지에 접속해보고, 만약 확인을 할 수 없다면 행정실에 가서 물어봐야 할 것이다. 행정실에 물어보게 된다면 기숙사 입사에 학점 제한이 2.7이 맞냐고 물어봐야겠지. 어쨌든 2015년의 삶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게 더 확실해진다. 수입도 줄었기 때문에 일을 더 구해야 하고, 기숙사에 짤렸으면 휴학을 할 것인지.. 휴학을 하면 본가에 들어가서 살아야 하는지 자취를 하며 살아야 하는지.

자괴와 싸우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앞으로 미래 계획을 내 손으로 짜야 한다니. 불행은 나의 몫이지만 너무나 힘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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